한나라, 재보선 '참패'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06.0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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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 9곳중 경북 청도만 승리
-수도권 3곳, 모두 패배
-민주, 서울 강동구·인천 서구 승리 '약진'

한나라당이 4일 치러진 6.4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른바 쇠고기 정국에서 민심은 집권 여당에 싸늘한 심판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민심의 잣대로 꼽히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물론 텃밭인 경남에서도 패배, 고개를 떨궜다.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 및 쇠고기 정국에 대한 평가 차원에서 치러졌다는 점에서 '6·4 재보선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이 두곳을 승리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재보선 개표 결과(밤 11시30분 기준) 9곳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선거중 경북 청도 단 1곳에서만 승리했다. 대구 서구청장 등 3개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은 한나라당으로선 1승 5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

이중 관심을 모았던 서울강동구청장, 인천 서구청장, 경기 포천군수 등 수도권 3개 지역에선 한나라당 후보가 모두 패했다. 서울 강동구청장에는 이해식 민주당 후보가, 인천 서구청장에는 이훈국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은 전남 영광군수에 정기호 후보를 당선시키는 등 3개 지역에서 승리하며 선전했다. 경기 포천군수 선거에선 무소속 서장원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제쳤다. 대구서구, 경남거창, 경남남해, 강원고성 등에서도 무소속 후보가 약진했다.


지방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선전한 반면 한나라당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9곳에서 치러진 광역의원 재보선에선 민주당이 14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8개 지역에서 우세를 나타냈다. 14개 기초의원 재보선 선거구의 경우 민주당이 6곳을 차지한 반면 한나라당은 1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만에 치러진 첫 재보선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참패함에 따라 여권의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쇠고기 정국을 수습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구상중인 국정쇄신책은 물론 여권 전반의 쇄신까지 재보선 후폭풍이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18대 국회 들어 처음 실시된 이번 재보선의 투표율은 23.2%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25 재보선 당시의 27.7%보다 4.5%포인트 낮고, 역대 최저 기록인 2000년 6·8 재보선(21.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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