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 집값 상승률, 투자는 신중해야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08.06.16 08:15
글자크기

[머니위크 기획]인천 구도심 재개발 광풍

“인천으로 이사오는 사람은 이사 당일부터 나갈 걱정을 한다.”

20년 이상 인천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할아버지’들의 말이다. 공단 노동자 주거지역과 부둣가 빈민촌이라는 불량 노후주택 이미지가 너무 강해 이사를 오는 날 부터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천은 그만큼 주거환경 면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경제개발구역 지정 이후 인천의 부동산 가치는 급상승 했다. 최근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이는 곳도 바로 ‘인천’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MB정부 취임 100일 전인 지난해 11월18일 인천광역시의 아파트 상승률이 2.95%를 보였으나 출범 100일인 올 5월30일에는 5.78%를 기록하며 상승폭이 극대화됐다. 전국 5대 광역시와 신도시, 각 지방 도 단위 아파트 가격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전국 최고의 상승률이다.

인천시 전체의 가격 상승은 경매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이 올해 5월까지 전국 연립, 다세대주택의 낙찰 내용을 조사한 결과 인천지역의 평균 낙찰가율이 123.9%로 전국 평균인 98.4%를 훨씬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응찰자수도 7.6명을 기록하며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구 심곡동 전용면적 36.6㎡의 한 빌라는 감정가 3500만원의 두배가 넘는 8511만원에 낙찰됐다. 또 감정가 2600만원의 계양구 작전동 38.8㎡의 빌라도 무려 353%인 9176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인천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하는 이유는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 주거환경 정비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 공단 이미지를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이 도시재생사업으로 구체화 되면서 인천이 송두리째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에 반영된 것.

◆기대감 잔뜩…투자는 조심


2010년까지 인천시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유보지역 12곳을 포함 124개구역에 대해 도심 정비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배후에는 송도ㆍ영종ㆍ청라로 이어지는 경제자유구역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2010년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검단 신도시 조성사업도 인근 지역의 호가를 올리고 있다.

눈에 띄는 곳은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을 중심으로 한 서구지역이다. 청라지구와 인접해 있고 경인고속도로 직선화사업으로 개발 기대가 한창이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며 가격이 꼭대기에 오른 상태다.

박훈 로스쿨부동산 대표는 “공천사거리를 중심으로 지난해 3.3㎡당 800만~900만원 하던 연립주택들이 최근에는 1300만~1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도시재생사업구역 등 강제수용방식을 택한 곳 인근 지역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확인되지 않은 뜬소문으로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는 호객꾼들이다. 마치 대형 개발호재가 있는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거래를 종용하고 있는 것. 예를 들어 경인고속도로 인근 지역의 재생사업에 해당한다거나 상업지구로 용도변경이 돼 높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식이다.

인천의 개발 열풍으로 재개발 예정지의 투자는 수익을 기대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과 인천시 논현동 등 수인선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역에 대해 관심이 많이 몰렸다”며 “개발계획이 있는 구도심의 가격수준은 지금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