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빅3, 과연 '부동산 로또'인가?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08.06.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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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기획]인천 투자, 어디가 좋을까

청라지구가 분양을 눈앞에 둠에 따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명 ‘로또 청라’라고 불리며 아파트에 관심 많은 수요자들이 청약일자만 손꼽고 있는 것.

게다가 간간이 나오는 송도 물량도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항공물류단지로 개발 중인 영종지구는 내년 상반기 분양을 시작할 예정으로 준비기간이 남아있다.



다만 경제자유구역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부분도 있다. 외국인 투자유치와 국제학교 외국인 학생 부족, 국내 기업 투자환경, 각종 규제와 부처간 합의 문제 등 사업 진척을 늦추는 요건들이 많아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동북아 국제도시는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조심스러운 관망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배적이다.



◆기대 잔뜩 ‘청라’…높은 가점 걱정

인천 빅3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청라지구는 금융과 국제 관광ㆍ레저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인천 서구 경서, 원창, 연희동 일대에 1775만㎡의 면적에 수용 인구는 9만명이다. 매립지 중심부인 국제 업무 용지에는 종합 금융회사, 은행, 오피스빌딩 등이 입주하는 6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

인근에는 외국기업 직원용 주거단지가 3층 이하로 3000여가구가 지어진다. 골프장과 자동차경주장 등 여가용 레저 스포츠단지와 국제 수준의 교육, 의료시설도 들어선다. 내국인 입학이 가능한 외국인 학교와 외국인 병원, 외국 대학의 분교가 유치되고 대규모 테마파크 조성도 계획 중이다.


청라지구는 이 같은 여건 외에도 검단과 김포신도시의 개발 계획으로 인한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혜의 근원지가 청라가 될지, 검단ㆍ김포가 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후광효과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인근에 가정지구, 가좌재개발, 경서지구 등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라 주변 지역의 ‘큰형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라지구에서 올해까지 분양되는 주상복합 포함 아파트 물량은 모두 6000가구. 전용면적 85㎡ 이하인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을 갖는다. 3.3㎡당 보통 800만~900만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청라지구에서 분양된 상한제 미적용 물량의 분양가는 3.3㎡당 1300만~1400만원대에서 이뤄졌다. GS건설과 중흥건설은 지난해 평균 1300만원대에 분양했으며 검단신도시도 1000만원을 넘겼다.

GS건설 청라자이의 경우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최고 44대 1, 평균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청라가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송도의 절반, 기존 상한제 미적용 물량의 30%대의 수준이지만 곧바로 붙는 프리미엄과 가치상승을 감안하면 ‘로또’란 말이 왜 나왔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청약조건도 완화돼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에게 당첨기회가 늘어났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역우선공급 비율이 30%로 결정되면서 인천시 거주자에게 우선 혜택이 있지만 서울 및 수도권지역 거주자들도 청약점수가 높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타 지구보다 서울로의 도로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도 장점이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해 서울까지 통근이 용이하고 2013년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이 완료되면 강남까지 1시간 이내 진입이 가능해진다.

대중교통의 연결도 청라의 매력이다. 인천 지하철 2호선이 연결되고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철도 청라역 신설로 서울까지 30분이면 도달하기 때문에 교통체증의 탈출구가 확보된 상태다. 또 버스전용차로를 통해 간선버스가 계획돼 있어 다양한 교통로를 통해 서울 문화권을 영위할 수 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장기적으로 수도권 주거지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미래가치가 보장된다”며 “중소형 10년, 중대형 7년의 전매제한이 있지만 경쟁률을 좌우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6월 대기 중인 청라지구의 분양물량은 4개단지 2395가구다. 호반건설이 분양하는 청라호반 베르디움은 A14블록 111~112㎡형 745가구, A18블록에서 78~81㎡형 1051가구 등 총 1796가구를 준비하고 있다. 광명주택은 A15블록 107∼110㎡ 263가구를, 서해종합건설은 A22블록에 87㎡ 336가구를 분양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높은 청약 경쟁이 기대되는 만큼 높은 가점자가 당첨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각 블록의 입지와 생활편의시설을 잘 따져서 청약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청라지구의 예상 당첨 점수는 50점 이상이다.

◆예전 같지 않은 송도... 오피스텔 강세 이어갈까

인천의 부동산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주범은 송도다. 3개 경제지구 가운데 가장 빠른 사업진행을 보이고 있는 송도지구는 2004년 입주를 시작해 각 공구별로 공사가 한창이다.

25만명의 거주를 목표로 국제비즈니스센터와 지식정보산업단지와 첨단바이오단지로 구성돼 국제업무와 지식기반산업을 토대로 개발이 계획돼있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최근 송도의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4월 더프라우 오피스텔 분양 후 예상보다 낮은 웃돈이 붙으면서 투자매력이 떨어졌다. 105㎡의 경우 당초 ‘최소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았으나 3000만원 내외에 그치면서 기대심리가 누그러졌다. ‘송도=로또당첨’ 등식이 깨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포스코 더샵 퍼스트월드 오피스텔에서도 나타난다. 최초 프리미엄 5000만원에서 최고 2억원까지 갔던 인기가 최근 들어 급속히 꺼졌다. 송도 P중개업소 관계자는 “퍼스트월드 115㎡는 2년 전 1억8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프리미엄이 형성됐으나 최근에는 1억2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66㎡는 1억원을 호가하던 프리미엄이 5600만원 급매로 나온 상태“라고 전했다.

오피스텔 투자자의 특성상 초기 분양 이후 재빨리 되팔기 때문에 거래가 많고 따라서 프리미엄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상투를 잡은 투자자들이 중도금과 은행 이자 등 금전적 압박 때문에 급매로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들은 판단하고 있다.

송도 지역 내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2002년 풍림 아이원아파트 109㎡(33평형)는 최초 1억9940만원에 분양됐으나 올해 초까지 5억5000만원까지 치솟으며 송도 파워를 자랑했다.

그러나 올 4월 이후 조정기를 거쳐 6월 초 4억7000만~4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거래가 없던 2공구 지역은 간간이 나오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조금씩 발생한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송도의 아파트 가격 하락은 양도세 회피성 매물이 쏟아지면서 공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송도 2구역 내 H공인 대표는 “풍림, 금호 등 2005년 첫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가 3년이라는 주거기간을 채우면서 매물이 늘어나 가격 하락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올 9월까지 양도세 면제를 받는 보유기간 3년 이상의 매물이 약 4500여가구나 있어 당분간 이 지역의 가격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분양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3개 지구 가운데 가장 사업속도가 빠른데다 교육ㆍ교통ㆍ생활 인프라가 타 지역보다 앞서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까지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등 900여가구만 분양을 앞두고 있어 신규 공급이 많지 않다. ‘언젠가는 오른다’는 심리가 깔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우건설에서 분양한 푸르지오 시티는 40.2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수요는 여전히 풍부해 보인다. 9월부터 오피스텔에도 분양권의 전매제한이 시행되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포스코건설은 이달 송도 B4블록 센트로드 오피스텔 264실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45층 1개동으로 127~632㎡ 형으로 구성됐다. 내년까지 완공 목표를 갖고 있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연장선 가운데 제6정거장과 직접 연결돼 혜택을 받는다. 3면 개방식 타워형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또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D1∼5블록에서 지하 2층∼지상 5층의 커넬파크 오피스텔 445실(83∼270m²)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오피스텔은 중앙공원으로 이어지는 1km의 수로를 따라 양편으로 늘어선 형태가 될 예정이다.

코오롱건설도 송도에 172∼192m² 규모의 주상복합 197가구를 올해 말 공급할 예정으로 있다.

◆갈길 먼 영종, 인천 수요만 눈길

인천국제공항 주변에 조성되는 영종지구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공항을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항공물류거점도시로 개발된다. 영종ㆍ중산ㆍ운남ㆍ운서동 일대는 복합도시로 개발돼 주거ㆍ산업ㆍ물류ㆍ국제업무 등의 기능을, 용유ㆍ무의지구는 종합레저단지로 기능을 갖추게 된다.

가장 넓은 면적인 1억3800만㎡의 대지에 공항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 지역 등 고부가가치 항공물류중심지로 꾸며진다.

전체 12만명을 수용하는 영종지구 분양은 내년 이후로 예정돼 있다. 확정된 바는 없지만 세광종합건설이 내년 4월경 929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5월에는 한양이 79~138㎡ 2541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분양가는 청라지구 수준인 3.3㎡당 800만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영종지구는 사업기간이 2020년까지 계속되는데다 최근 청라지구와 연결되는 제3연륙교의 사업진행이 국토부의 반대로 재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추진속도가 늦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서울 출퇴근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어 인천 거주자나 물류ㆍ항공업에 종사하는 영종지구 자체 수요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공항신도시 전체 7000여가구의 주거단지는 현재까지 수급물량이 많지 않았다. 주공아파트를 비롯 풍림산업과 금호건설에서 시공한 아파트가 중형대 중심으로 단지를 이루고 있다.

시세는 최근 약 10% 하락했다. 금호 2차 102㎡는 올 초까지 최고 4억원까지 올랐으나 3월 이후 가격이 빠지면서 3억2000만~3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항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택지개발지구 내 공동주택 부지가 대부분 매각돼 빠르면 올해 안으로 아파트를 분양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높다”며 “상한제 적용 물량으로 싸게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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