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은 버리고 열정으로 채워라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8.06.1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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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my LIFE]태국여행정보 커뮤니티 '태사랑' 운영자 안민기씨

욕심은 버리고 열정으로 채워라


"욕심 부리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그게 행복의 비결이 아닐까요?"

태국여행정보 커뮤니티 '태사랑'을 운영하는 안민기씨(36·사진)씨의 행복론이다. '태사랑'은 8만 명이 넘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알짜배기 정보들로 유명하다. 동남아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겨찾기 1순위다. 하루에 1만 명의 방문자들이 다녀간다.

안 씨가 배낭여행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였다. 비용이 부족해 유럽 대신 태국으로 떠났던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소박하고 인정이 넘치는 태국에 매료된 그는 여행 중 모은 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1999년에 개인 홈페이지를 열었다. PC통신 동호회의 게시판도 맡아 활동하면서 출판사의 제안으로 '굿모닝 태국'이라는 책도 썼다.



그러던 중 그가 직접 제작한 지도가 여행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커뮤니티가 널리 알려졌다. "기존 가이드북을 보면 관광명소에 대한 설명은 잘 돼 있는데 가는 길에 대한 설명은 부실합니다. 잘 그린 지도 한 장만 있으면 되는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직접 가보고 작은 쪽지 지도를 그렸습니다."

커뮤니티가 인기를 끌자 유료 사이트로 전환하고 여행상품과 연계하자는 러브콜이 쇄도했다. 하지만 그는 욕심을 내지 않았다. 회원들 간의 믿음과 유대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작은 이익을 얻기 위해 사람을 잃고 싶진 않습니다. '태사랑'은 배낭여행자들이 오아시스처럼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소통공간으로 남겨 두고 싶어요."

이러한 그의 생각은 2004년 태국에서 일어난 쓰나미 참사 때 빛을 발했다.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었던 여행자 가족들에게 중요한 소식통 역할을 했던 것. 당시 태국에 있던 그에게 사람을 찾아 달라는 요청으로 전화통에 불이 났다.

그는 아예 웹사이트에 '쓰나미 게시판'을 따로 만들었다. 게시판에는 연락이 두절된 친구와 가족의 신상명세서가 속속 올라왔다. "어떤 분은 다행히 저희 커뮤니티를 통해서 무사하다는 소식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때 굉장히 뿌듯했죠."


그는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때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여행이지만 꼼꼼히 자료를 모으고 제공하는 일이 힘들진 않을까. 그는 오히려 여유롭게 각국을 돌아다니며 책도 쓰고 돈도 버니 남부러울 것이 없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어 여행을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이라는 그의 꿈을 뭘까. "저처럼 저예산으로 배낭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을 쓰고 싶습니다. 저렴한 숙박시설과 교통편을 찾으러 다시 배낭을 꾸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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