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M&A]동국제강,주주신뢰가 문제

더벨 박준식 기자 2008.06.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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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인수후보/'본업 집중" 비판 거세...'1000억 날린' 유일전자 인수사례 걸림돌

이 기사는 06월05일(19:2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말 열린 쌍용건설 (0원 %) 예비입찰에 동국제강이 이름을 올리자 자산관리공사(캠코)와 매각주관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인수적격성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는 대기업집단의 등장을 고대하던 차에 동국제강이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재무적투자자인 에볼루션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입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건설사는 같은 계열에 속한 기업집단으로부터 물량을 지원받았을 때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 엠코가 좋은 예다. 엠코는 그룹사 물량을 발판으로 설립 5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초까지만해도 확고하던 동국제강의 인수의지가 갈수록 식고 있다. 제철과 건설의 시너지를 내세웠지만 주주 사이에서 회의론이 제기됐고, 매각일정이 지연되면서 그룹 안팎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우선 과거 인수합병(M&A) 실패 사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국제강 오너인 장세주 회장과 친동생인 장세욱 부사장은 지난 2005년 사업다각화 목적으로 유일전자(현 유아이엘) 인수를 주도했다.


경영권 이전 이후 유일전자는 장밋빛 전망과는 반대로 70%에 달하던 시장점유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수익률도 두자리수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4만원대 주가는 1년 만에 3800원(2007년 1월)까지 추락했다.

유일전자 인수를 위해 1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 경영진은 주주들로부터 M&A에 있어 낙제생에 가깝다는 질타를 받아야 했다.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 역시 인수대상 선정도 문제삼고 있다.

동국제강이 철강 수요기업을 얻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쌍용건설은 적격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매각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어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고 인수가격도 제값을 넘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동국제강의 한 기관투자가는 "브라질 제철소 건설의 성패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검증키 어려운 건설업에 뛰어들려는 속내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본업이 시급한 데 전망이 불확실한 사업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주주들은 상대적 저평가 상태인 다른 건설사를 찾으라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쌍용건설 인수후보로 꼽혔던 대한전선이 비슷한 규모의 남광토건을 사실상 1000억원도 안되는 가격에 인수하면서 이런 지적은 거세졌다.

일부 주주는 "3000억원 이상을 쌍용건설에 투자한다면 (동국제강) 지분매각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주주들의 반대는 주가하락 이어져 지난해 10월16일 6만6500원이었던 주가는 입찰참여 공식화 후 3만5700원(1월28일)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이유에서 인지 동국제강은 공식적으로 강한 인수의지를 일체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인수준비 작업도 소극적인 상황이다. 최소 3000억원 이상인 인수금융을 위해 그룹의 유동성을 활용하고 추후 차입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주거래은행과 사전교감은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계 관계자는 "본입찰이 얼마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금사정이나 인수준비가 확실치 않다"며 "증권가의 분석대로 최종인수 가능성은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쉶궗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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