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퇴직연금시장 고전..점유율 10%

더벨 민경문 기자 2008.06.2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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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수익률 확보가 관건

이 기사는 06월24일(14:0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블루오션으로 평가 받는 퇴직연금시장에서 증권업계가 보험 및 은행권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률 급등락이 심하다보니 안전 성향의 고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업무를 다루고 있는 13개 증권사의 적립금 규모는 3월말 현재 3277억원으로 전체 시장 3조2151억원의 1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이 729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유치했다. 그 뒤를 삼성증권(537억원), 대우증권(439억원), 한국투자증권(372억원), 굿모닝신한증권(326억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



반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포함한 보험권은 1조6232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전체 시장의 50.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적립금이 증권사 모두를 합한 것보다 많은 1조원이다.

은행권도 적립금이 가 1조2641억원으로, 39.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 중 우리은행(2597억원), 국민은행(2522억원), 농협(2267억원)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시장 고전..점유율 10%


이같은 자금 유치 부진은 수익률 급등락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인다. 퇴직연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안전추구 성향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대의 평균 수익률(확정급여형 기준)을 기록한 증권사들은 올들어 상승분을 대부분 토해냈다. 포트폴리오 내 주식 관련 자산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적립금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증권이 -5.91%를 기록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1.69%) 신영증권(-0.40%) 현대증권(-0.07%) 등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채권형 비중이 높은 은행과 보험사의 경우 1% 초반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보험권의 경우 삼성생명 1.21%, 교보생명 1.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은행권은 신한은행 1.05%, 우리은행 1.36%, 산업은행 1.04%등의 수익률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자금 쏠림 현상에 대해 "퇴직연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안전추구 성향 때문에 안정적인 자산운용에 주력하는 은행 및 보험권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보험 및 은행권이 기존 퇴직보험을 운용하며 쌓은 노하우를 퇴직연금사업에서도 그대로 발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퇴직연금시장은 3조3000억원 규모지만 1년새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퇴직보험판매가 중단되는 2010년께 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신수익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증권사 입장에서 퇴직연금 시장은 놓칠 수 없는 '블루오션'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일 퇴직연금 전문 리서치 업무를 수행할 '퇴직연금연구소'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퇴직연금 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자산운용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퇴직연금사업에 전력투구하겠다(최현만 부회장)"고 밝히는 등 시장 확대에 주력할 태세다.

강성모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연구소장은 "퇴직연금은 장기상품인 만큼 단기수익률에 좌우될 필요는 없다"며 "장기적인 수익률 싸움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보험사와 은행에 집중된 퇴직연금 고객의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도 "아직까지는 원리금 보장이 최우선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후 "퇴직연금도 앞으로는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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