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바꿔"…펀드수익률 위해서라면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6.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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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우량주장기펀드', 펀드매니저 교체 등 수익률 만회 나서

삼성투신이 간판펀드인 '우량주장기펀드'에 대해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중이다. 투자설명서 변경에 이어 담당 펀드매니저까지 교체하면서 부진한 수익률 만회에 나섰다.

4일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삼성투신의 간판펀드인 '우량주장기펀드' 시리즈가 수익률 부진과 설정액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2004년12월1일 설정된 '우량주장기펀드' 시리즈는 모두 4개로 설정액은 4810억원에 달하고 있다(이하 모두 3일기준).



설정액 2827억원 규모의 '삼성우량주장기펀드-classA'는 연초이후 9.7%의 손실을 기록중이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5.7%에 그치고 있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는 -2.6%와 7.6%를 기록했다.

이같은 부진한 성적으로 '우량주장기펀드'시리즈는 모닝스타코리아로부터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최고등급에 5개까지 별을 부여하는 모닝스타코리아로부터 1개의 별을 받은 것.5개의 별을 받은 펀드로는 신영투신의 '마라톤펀드'등이 있다.



IT와 자동차 편입비중 낮아 수익률 부진

수익률 부진에 대해 안상순 모닝스타코리아 펀드평가팀장은 "20개 내외의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종목선정과 편입비중의 탄력적 조정에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 이후 부진한 수익률은 이같은 전략이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들어서도 IT와 자동차 업종의 비중이 낮았고 삼성전자도 다른 펀드에 비해 뒤늦게 비중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장 비중보다 높게 편입한 몇개 종목에서는 오히려 수익률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수익률 부진이 이어지자 자금도 유출됐다. 2007년말 5160억원에서 전일 4810억원으로 350억원 감소했다.

간판펀드의 수익률 부진과 자금이탈에 당황한 삼성투신은 긴급 처방전을 마련했다. 투자설명서 변경과 펀드매니저 교체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펀드매니저 교체로 수익률 만회 나서

삼성투신은 지난4월초 '투자종목을 20개 이내로 한다'는 정관을 '투자종목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로 변경 공시했다. 또한 5월2일 펀드매니저를 이화여대 법학과 출신의 민수아씨로 교체했다.

민수아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20개이내로 운용해야 했기 때문에 시장수익률을 이기기 위해 부득불 특정 업종과 종목에 승부를 걸수 밖에 없었다"며 "승부수가 적중할 경우 시장을 크게 이겼지만 실패할 경우 시장을 크게 밑돌았다"고 실패원인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소수 우량주에 집중투자하는 원칙이 틀렸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20개라는 종목도 다양한 모의실험결과 나온 거지 임의로 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20개라는 숫자가 펀드매니저의 운용을 제한한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4월이후 편입종목수 제한이 없어진 만큼 보다 이전보다 자유롭게 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새로 펀드를 맡고나서 "기존 20개 종목에서 40개 종목으로 편입종목을 크게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는 "5000억원에 비해 편입종목이 적은 편이지만 '대형우량주에 집중투자한다'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량주장기펀드는 앞으로도 삼성투신의 간판펀드로서 위상을 유지할 것"이라며 "내부 리서치 인력과 긴밀히 협조해서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소수 우량주 발굴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좀 더 시간을 갖고 운용성과를 평가해 달라고 주문했다.

펀드매니저 교체후 1개월 수익률은 -1.5%로 코스피지수 (-0.04%)를 아직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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