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벌어진 촛불집회 가두행진에서도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살수차와 전·의경을 동원했다. 이들은 대개 20대 초반의 군 대체 복무자들로 시위 현장 최전선에 투입된다.
직업경찰이 아닌 이들은 시위대에 대한 불만을 개인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는 "무개념 시위에 동참하지 마라", "오늘 제대로 방패로 찍어주겠다" 등 선정적인 글을 올리기도 해 비난을 야기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누군가의 아들이고 오빠일 이들 청년들이 과잉폭력진압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양윤 이화여대 교수(심리학)는 "시위 진압에서 경찰의 폭력적인 면은 공권력의 행사와 자기방어적 측면, 그리고 감정이 들어간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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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교수는 "전·의경도 사람이기 때문에 두려운 자극에 대해 자기방어를 하는 측면이 있고 이는 인간의 기본심리"라며 "자기방어 심리에 감정이 들어가면 나쁜 측면이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또 "시위대나 전·의경이나 군중 속에 있어 자신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집단의 심리에 휩쓸리게 마련"이라며 "전·의경은 제복을 입는 등 명령체계에 대한 복종이 규범으로 작용해 그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제복을 입으면 '완장효과'로 집단규범이 형성되고, 역할이 규정되면서 진압이 과격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의경들이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촛불시위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요즘 전·의경들은 신세대라서 자기 표현 욕구가 강하다"며 "전·의경들도 '고생하고 열받는다' '자신이 무슨 잘못이 있나' 등의 생각을 하다보니 그런 감정을 인터넷으로 표출한 것 같다"고 짚었다.
↑경찰 미니홈피를 공개한 게시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