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취임 100일 잔칫상 뒤덮은 자성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6.03 16:58
글자크기

'쇠고기 정국'으로 청와대 분위기 뒤숭숭

- 국무회의, 대통령 모두발언없이 현안 심의
- 이 대통령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안해"
- 당·정·청 일제히 "국민께 송구"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3일 청와대의 표정은 무거웠다.



이 대통령은 이날 100일 취임사를 발표하지 않은 데 이어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이례적으로 모두발언 없이 곧바로 현안 심의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회의 직전 티타임에서 참석자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도 굳은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다만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취임) 100일이 됐으니 악수나 한번 하자"고 인사를 건넸을 뿐이다.



국무회의에서도 취임 100일과 관련해서는 "지난 100일을 되돌아보면 자축을 해야 하지만 자성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오늘을 계기로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는 심정으로 일하자"고만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인데도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것은 현상황을 그만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난 주말부터 청와대 분위기가 빠르게 냉각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무거운 마음을 반영하듯 이날 청와대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취임 100일을 축하하는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국정파행으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초반대로 하락하고 여야 정치권이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의 사퇴를 포함한 국정쇄신책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에서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정부도 침울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제3차 고위당정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축제가 돼야 할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그간 국민과 소통하면서 일을 추진하는 데 정부가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