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받자니 車가 울고'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06.0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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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한미FTA 반대 의견 거세져.. 쇠고기 추가 협상에 車 양보 관측도

-정부 "30개월 이상 된 소 수출 중단 요청"
-美 하원 세입위원장 "한미FTA 車 문제"
-통상정책 신뢰도 저하로 향후 FTA에 부담

정부가 3일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출중단을 미국 정부에 공식 요청함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개방 없이는 한미FTA 비준은 없다는 뜻을 누차 밝혀 왔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수출을 중단해 주도록 미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측이 일본, 대만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동맹국인 한국이 쇠고기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도 쇠고기 부문에서 무리수를 두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니 협상의 결과를 봐가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 국내에서 한미FTA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으로 한미FTA 입지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향후 다른 경제권과의 FTA 협상에도 부담감을 안게 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추가협상'이 사례로 제시되면 통상정책상 신뢰도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버락 오바마 의원이 자동차 부문에서의 불리함을 이유로 한미FTA 반대 의견 서한을 제출한데 이어 찰스 랭글 미 하원 세입위원장도 2일(현지시간) 자동차 한미FTA에서 자동차 문제를 제기했다. 랭글 위원장은 특히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은 필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은 쇠고기 문제와 자동차 부문의 이해 당사자가 다르다 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쇠고기'를 적극적으로 지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 부문의 양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구나 한미FTA에 대한 미국내 반대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쇠고기 재협상을 받아내는 대신 한미FTA에서 자동차 부문 양보보다 더 큰 양보를 해야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외교통상부가 수많은 난관을 뚫고 협상을 타결지은 한미FTA가 실익 부문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한미FTA의 실익이 줄어들게 되고 국내와 미국에서 쇠고기 및 한미FTA 재협상을 둘러싸고 상대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 한미FTA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 등과의 FTA에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통상 신뢰도가 대폭 하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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