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영상진단기술 세계 첫 상용화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06.0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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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쉐링파마가 해외상용화 주도

뇌를 열어 조직을 떼어내지 않고도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의학자들에 의해 세계최초로 상용화된 것이다. 지금까지 파킨슨병의 확정진단은 뇌조직을 떼어내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어 살아있는 사람에게 하기 어려웠다.

파킨슨병 영상진단기술 세계 첫 상용화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김재승(사진)ㆍ오승주 교수와 파킨슨병센터 이명종ㆍ정선주 교수팀은 3일 세계최초로 파킨슨병 진단용 PET 영상 원천 기술의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진단에 활용되는 방사성 의약품인 '에프피씨아이티 주사([18F]FP-CIT)'에 대한 신약품목허가도 획득, 상용화만 남은 상황이다.



파킨슨병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뇌질환으로 뇌 속 도파민 신경이 소멸해 팔다리의 떨림, 경직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권투선수 무하마드알리가 앓고 있던 질병으로 유명하다.

연구팀은 지난 2006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파킨슨병과 본태성진전환자 등 78명을 대상으로 제3상 임상시험을 시행한 결과 진단 정확도가 99%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뇌 속 도파민 운반체의 밀도가 파킨슨병 진행정도와 비례해 감소하는 점을 발견, 파킨슨병 진행상태까지 알아볼 수 있다. 이로써 치료제의 효과를 알아보는 임상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프피씨아이티([18F]FP-CIT)' 주사액은 싸이클로트론이라는 장비에서 만들어진 동위원소와 결합, 도파민에 붙어 영상화하는 작업을 돕는다. 따라서 PET촬영만으로 도파민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김재승 교수는 "증상이 미약하거나 비특이적인 환자의 파킨슨병 여부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다"며 "진단이 어려워 병원을 수없이 찾았던 환자들이나 오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진단기술 개발로 파킨슨병 치료 신약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파킨슨병은 완화할 수 있는 약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병의 진행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는 만큼 개발된 신약의 임상시험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상용화는 바이엘쉐링파마가 주도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원천기술을 바이엘쉐링파마에 이전했다"며 "일본과 미국, 유럽 등지에 상용화하는 과정을 그 업체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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