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귀환' 그런거야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6.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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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유로 1.30달러까지 하락 관측…달러 세계화 시대 피해자

달러의 반등은 시작된 것일까. 세계 인플레이션 공포를 몰고온 고유가를 비롯한 상품가 급등의 배경중 하나가 약달러라는 지적에 따라 달러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2일 '달러의 귀환'(Dollar Comeback)이라고 제목을 붙인 전문가 진단을 통해 향후달러 전망과 최근 강세 반전 이유 및 그에 따른 투자전략을 재조명했다.



우선 '달러의 귀환'은 제목 그대로 최근 달러의 강세 행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지난 4월 22일 유로당 1.6018달러까지 치솟으며 연일 약세 행진을 이어간 달러는 최근들어 1.55달러 선까지 후퇴하며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의 귀환' 그런거야


과연 달러는 강세의 길로 접어들었는 가.

◇ 데사우어 "달러 강세 지속할 것"



저명한 외환 트레이더인 존 데사우어는 "외환 시장 트레이더들은 '모든 것은(특히 외환시장은) 상대적'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옳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데사우어는 통화증가율이나 금리격차가 달러 약세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통화 증가율로 봤을때 엄격히 통제되는 미국이 오히려 강세를 나타내야 한다. 그리고 금리 격차를 봤을때 미국 달러가 유로에 대해 약세를 나타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금리가 더 낮은 일본 엔화에 대해 약세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금리 격차나 통화정책 여건 차이 속에서 엔화와 유로는 2007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달러에 대해 19%나 급등했다. 이를 두고 중동 산유국 중국 정부 등 신흥 부국들의 달러 일변도에서 벗어난 투자 다변화, 투기세력의 달러 매도, 미국 경기침체 등 다양한 이유가 제기됐다.


그러나 데사우어는 달러 강세쪽에 무게를 실었다. 달러/유로는 1.30달러 까지 떨어지는 반면 엔/달러는 12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환율은 1.55달러, 105.3엔대다.

데사우어는 이에 대한 근거로 달러화가 너무 하락해 유럽과 일본이 고통 받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수출 증가율이 살아난 반면 유럽과 일본 수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사우어는 유로화 강세가 지지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의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가 절실한 상황이다. 수출이 많은 독일은 유로화 약세를 위해 금리 인하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춰 금리인하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과거 오일쇼크 당시 1970년대 달러 가치가 폭락했다가 1980년대 반등한 예를 들며 달러가 다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달러 강세시 美소형주 투자해야



짐 로웰은 외환은 글로벌 시장과 경제의 변동성에 대한 헤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웰은 유럽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반면 미국 경제가 견조하게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도이치방크의 '달러 불리시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달러 가치 상승기에 두배의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길이라고 제시했다.

마이클 칸 배런스 칼럼니스트는 달러 강세의 투자전략으로 소형주들을 추천했다. 그는 "달러 약세는 내수 기업들을 해외에서 경쟁력있게 만든다는 믿음이 있지만, 오히려 소기업들은 국내 위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어 소형주식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달러가치가 반등할 경우 대형주보다는 오히려 소형주들이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 달러 약세 지속 견해도

물론 다른 견해도 있다. 마켓워치 칼럼니스트이자 상품 트레이더인 케빈 커는 그동안 달러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의 대표적인 피해자이라고 지적했다. 상품 가격 급등은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여파다.

최근 세계화가 진전되며 인도와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세력권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영향력을 상회하면서 곡물과 에너지, 금속 등 모든 상품 가격이 급등시키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화 가치 하락은 상품 가격 급등의 자연스런 반작용이다. 인플레이션은 통화 가치를 낮게 만들며, 미국의 상대적 낮은 금리 역시 달러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커는 결국 "수요 폭증 시대에 인플레이션은 필수적인 것으로 달러 약세는 유발될 수 밖에 없다"면서 "금값은 향후 6~9개월래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파할 것"이며 "대신 달러 가치는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빌 도너휴 프로액티브 펀드 인베스터 편집장은 "달러는 매우 약하고 금리도 낮은 수준에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당분간 길고 고통스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할때에는 미국 자산에 투자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도너휴는 대신 브라질과 캐나다가 좋은 투자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달러 약세로부터 이익을 창출하기는 쉽지만, 이 경우 미국에서 이익을 창출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투자 자문 회사 허버트 파이낸셜 다이제스트의 창립자인 마크 허버트는 "최근 달러화 가치와 미국 증시간의 상관관계가 느슨해졌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헤지를 위해서는 오히려 달러 가치 하락 재개에 베팅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달러 일변도의 포트폴리오를 전세계 통화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존 스펜스 마켓워치 선임기자는 "분산 투자를 위해 전세계 통화에 투자하는 ETF나 ETN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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