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등급↓·CEO↓..금융주 수난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6.0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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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일제 하락...월가 금융회사 하락주도

월가 금융회사들이 뉴욕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34.50포인트(1.06%) 하락한 1만2503.82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31.13포인트(1.23%) 떨어진 2491.5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4.71포인트(1.05%) 내려선 1385.67을 기록했다.

와코비아 그룹과 워싱턴 뮤추얼의 최고경영자가 경질되면서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살아났다. S&P는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리먼브러더스 등 금융회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낙폭을 확대시켰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제조업지수가 예상대로 침체를 면치 못하고 건축지출도 2개월 연속 뒷걸음치는 등 경기 지표역시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액션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지분을 헐값에 매각한)영국 금융업체 브래드포드앤빙글리와 더불어 월가 금융기업들의 경영진 경질이 시장을 흐들었다"고 진단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이날 아부다비에서 "신용위기가 끝나기 까지는 몇개월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심리적 부담을 안겼다.

다우지수 구성 30종목 가운데 상승종목이 2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투자분위기가 냉각됐다.

◇ 금융주, 안팎 겹악재에 주가 '와르르'


장중 전해진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등급하향 소식이 금융주 낙폭을 확대시켰다.
S&P는 이날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모간스탠리는 'AA-'에서 'A+'로 각각 낮춘다고 발표했다.
S&P는 이와 함께 이들에 대한 신용전망 역시 추가 하향 가능성을 의미하는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평가했다.
S&P는 이와 함께 뱅크오브 아메리카, JP모간 체이스의 신용등급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씨티 와코비아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하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먼브러더스 주가가 8.1% 급락했으며, JP모간이 -2.0%, 메릴린치 -3.0%, 모간스탠리 -2.5%, 뱅크오브 아메리카 -1.3% 등 등급하향 직격탄을 맞은 종목들이 일제 약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2.4%) 등 여타 분야 금융주 역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CEO 낙마 소식도 이어졌다.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 이사회는 서브프라임 부실로 지난 1분기 7억8000만달러의 순손실을 낸데 대한 책임을 물어 케네티 톰슨 최고경영자(CEO)를 해임시켰다.
워싱턴뮤추얼도 이날 케리 킬린저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실적 부진과 주가 급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와코비아와 워싱턴 뮤추얼 주가는 각각 1.7%, 0.2% 내렸다.

영국 금융권의 악재까지 겹쳤다.
영국 최대 임대사업자 전문 대부업체인 브래드포드앤빙글리는 이날 런던증시에서 16.15% 급락했다. 한때 3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브래드포드앤빙글리는 이날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세전 800만파운드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에 따른 자본금 확충 방안으로 주식 23%를 1억7900만파운드(3억5280만달러)에 사모펀드 TPG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33%나 할인된 금액이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 유가-달러 소폭하락

국제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경기지표가 악화됐지만 예상보다는 심각하지 않아 수요감소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강세요인이 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1센트 상승한 127.67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5월 공급관리협회(ISM)제조업지수는 49.6을 기록, 전달 48.6에서 상승했다.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50을 넘지는 못했지만 시장 예상치 48.5에 비해서는 높았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돼 유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의 입지가 약화되면서 유가에는 소폭 상승요인이 됐다.

그러나 '허리케인 시즌'이 시작되면서 정유시설 타격이 우려됐으나 올해 첫 폭풍이 주요 정유시설을 비켜감에 따라 유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선물시장 감독기구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유가 급등이 시장 조작의 산물이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상승세 제한에 기여했다.

달러/유로화는 1.5536달러를 기록, 전날에 비해 소폭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ISM지수와 증시침체로 미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엔/달러 환율 역시 104.40엔으로 소폭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 5월 ISM제조업 지수 '예상보단 좋았지만'

미국의 5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예상을 뒤엎고 전달에 비해 상승했지만 여전히 '침체'권에서 머물렀다.

공급자관리협회는 5월 ISM제조업지수가 49.6을 기록해 전달 48.6에서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키기 때문에 여전히 제조업 경기가 위축됐지만 시장 예상치 48.5에 비해서도 높았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지 않을 거란 전망에는 더욱 무게가 실렸다. 공급자관리협회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수요 감소를 해외 수요가 어느 정도 상쇄해 줬다고 설명했다.

건설지출은 두달째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4월 건설지출이 전달 대비 0.4% 감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0.6% 감소에 비해서는 양호했지만 3월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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