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재협상 필요"··관보게재 연기 요청(상보)

오상헌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06.0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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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난상토론 "재협상 검토" 다수...3일 관보게재 연기가능성은 적어

- 쇠고기 재협상 의견이 다수
- 선 쇠고기 민심수습-후 인적쇄신 공감대
- 임태희, 정부에 관보게재 연기 공식 요청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과 관련, 3일로 예정된 장관 고시의 관보게재를 연기하고 사실상 '재협상'에 나설 것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2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당 소속 의원들의 견해를 취합한 결과다.



또 총체적 국정 난맥상에 대한 해법으로 '선(先) 쇠고기 논란 수습-후(後)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논의 결과를 3일로 예정된 한승수 국무총리와의 고위당정협의에서 정부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강재섭 대표도 금명간 별도의 통로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당의 의견을 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의총 후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나 "주무부서가 (행정안전부에) 고시 연기를 요청해야 관보 게재를 미룰 수 있다"며 "의총 도중 농림식품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관보 게재 연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임 의장은 "현재 가장 큰 문제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여부"라며 "이 문제부터 짚어야 한다. 정부가 (관보 게재 연기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정권 한나라당 원내 공보담당 부대표도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의원들 다수의 의견이 쇠고기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다수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임 의장이 고시 관보 게재를 연기해 달라는 의사를 정부에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민심 수습 방안과 국정 쇄신 방향을 둘러싸고 당 소속 의원들간 난상토론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20명이 발언권을 신청한 자유토론에서는 남경필, 권영진, 정태근, 김성식, 황영철, 강석호, 김성태 의원 등 7명이 쇠고기 재협상을 강력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쇠고기 재협상 요구와 관련, 권영진 의원은 "고시를 철회하고 쇠고기 대책을 먼저 세운 후 인사쇄신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태근 의원도 "재협상이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린다고 하지만 그 이전에 국민 신뢰가 우선"이라며 "한나라당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서 (국내 반대 여론 등) 현실을 설명하고 이런 상황 속에서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면 미국 농민들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황영철 의원 역시 "국가 신뢰도보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게 우선이다. 양자 사이에서 국민의 신뢰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며 재협상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수석진과 장관 등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잇따랐다.



남경필 의원은 "국정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하고 인사쇄신도 필요하다"며 "총리나 대통령실장까지 모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한 총리와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김효재 의원은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국민의 뜻에 따르는 인사밖에 없다"며 "한나라당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등용하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밖에 강석호 의원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형 국정 운영이 우려된다"며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비판했고, 진성호 의원은 "당도 책임있는 운영이 필요하다"며 자성론을 폈다.



김성식 의원은 "그간 너무 많은 정책 혼선이 있었다. 한 쪽으로 치우친 정책은 지양돼야 하고 효율만 따지는 정책으론 사회 갈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국정 운영 방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부대표는 "지금 상황은 인적쇄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쇠고기 문제를 먼저 매듭짓는 게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선 시국수습-후 인적쇄신'을 청와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는 "촛불 시위의 의도와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김동성 의원)."는 '촛불집회 배후론'과 "한나라당 의원들부터 미국 쇠고기를 먹겠다는 선언을 하자(현경병 의원)"는 주장 등 '소신 발언(?)'도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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