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것이 세제 개혁과 재건축 규제 완화다. 여기에 신혼부부 내집마련 주택이나 지분형 주택 공급은 MB정부에서 자칫 놓칠 수 있는 서민·중산층을 위한 정책이란 측면에서 실효성 여부를 떠나 국민들의 기대를 높여놓은 공약으로 평가받았다.
이제 출발점을 조금 지난 시점에서 다소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가시적 형태의 정책 실천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능력이나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천 과정에 있는 정책도 현재로선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기대감에 흠뻑 젖어 가격 급등과 같은 부작용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추진해 온 뉴타운 사업도 지난 4월 총선 과정에서 또다시 분위기만 띄워놓았을 뿐,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없다. 용적률 상향 등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던 재건축 역시 가격 약화만 진행, 서울 강남권 등 MB정부와 집권당의 최대 지지층 세력을 이탈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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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정책은 정부의 추진 능력과 국민적 인기가 있어야 하지만, 현 상황에선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무엇보다 정국 안정과 신뢰를 쌓는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성대 이용만 부동산대학원 원장은 “MB정부가 내세웠던 규제 완화는 시장 불안을 야기시키기 때문에 원래 설정했던 목표대로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 국민과 이해당사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리더십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前정부와 별 다른 게 없다=이처럼 MB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관련, 실망감을 표현하는 의견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참여정부와의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도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대 최막중 교수는 “MB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선(先 ) 안정, 후(後) 완화’를 주장해 왔다”며 “이는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같은 것으로, 결국 규제를 풀지 않겠다는 의미와 같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이 대통령 스스로가 주장해 온 ‘거래 활성화’와 ‘공급 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도 애당초 무리한 약속이란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상충될 수밖에 없는 두 가지 정책 과제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점에서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예측 가능한 정책 대안을 마련해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정책은 단기간내 해결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며 “지금은 (정부 정책이)시장에 부정적 효과만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치적 안정과 함께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