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민심수습책 '한방' 있을까?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6.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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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민심수습책 묘수찾기 고심
- 일부 장관,수석 경질로 성난 민심 돌리기 어렵다는 것 알아
- 원로 면담후 꺼낼 특단 대책에 관심 집중

"지금 형국은 꼭 호랑이와 떡장수 어머니 동화 같은 상황이다"



쇠고기 파동에 휩싸인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 상황을 전래동화에 빗대어 애기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라는 동화를 보면 밤길을 가는 떡장수 어머니 앞에 호랑이가 나타나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하면서 하나씩 떡을 빼앗다가 결국에는 어머니까지 해치고 만다.

성난 민심을 호랑이로 표현한 건 적절치 않을지 모르지만 청와대가 처한 실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 관계자도 "지금 장관경질 등 수습책을 내 놓는다고 사태가 가라앉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오히려 (민심은 만족하지 않고) 하나 더 내놓으라고 할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촛불시위로 대표되는 민심은 쇠고기 수입고시 철회와 전면재협상, 나아가 내각총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청와대가 만지작거리고 있는 민심수습책은 이같은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르다.

'국정쇄신'이라는 거창한 포장이 붙었지만 장관,청와대 수석 3-4명 경질과 청와대 정무ㆍ홍보기능 강화, 고유가ㆍ물가 대책 등 민생대책 등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방안이다. 이정도로 민심을 누그러뜨릴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동요하는 민심을 잡기 위해 대책을 하루빨리 내놔야 한다는 것을 청와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떡만 계속 내주다 목숨까지 빼앗긴 떡장수처럼 자칫 국정쇄신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계속 뒤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고민에 빠져 있다. 이미 시위대는 '이명박 퇴진' 구호까지 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좀더 높은 수위의 대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에서 "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또 각계 원로 등을 두루 만나 여론을 들은 뒤 민심수습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심에 좀더 밀착된 당과 각계 원로의 건의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춰 고강도 민심수습책을 찾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중폭 규모의 개각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광우병 우려를 해소할수 있는 대책과 다양한 민생안정책도 마련되고 있다고 한다.

친박(親朴) 인사 복당도 쇠고기 파동 돌파 방안의 하나로 해석된다. 강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당의 화합을 위해 한나라당의 입당 또는 복당을 원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문호를 최대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친박 인사의 경우 해당행위 정도와 도덕성 등을 심사하겠다고 전제를 달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복당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세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핵심 요인인 친박 인사들의 한나라당 복당을 허용해 지지층 결집의 계기로 활용한다는게 청와대의 전략이다. 이를 통해 장외집회 등 촛불시위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통합민주당과 민노당 등 진보세력과 대립각을 세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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