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메가뱅크' 은행권 '빅뱅' 예고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06.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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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민영화라는 정책적인 우선 순위에 밀려 꺼져가던 '메가뱅크'(초대형 은행)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2일 "(산은) 민영화 과정에서 시장의 자율적인 시너지 제고를 위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질 가능성은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11,900원 0.0%)기업은행 (14,050원 ▲50 +0.36%)의 민영화도 병행 추진해 은행권에서 메가뱅크 방안이 부상하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산은 지주와 우리금융·기업은행을 인위적으로 합하는 기존 메가뱅크 방안을 선호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전 위원장은 거듭 '자율'을 강조했다. 산은 민영화를 은행 대형화의 촉매제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하반기 중 우리금융 지분 72.97% 중 51% 초과분에 대한 매각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또 내년 하반기 산은 지주의 지분 49%를 팔기 전 기업은행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민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분 매각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경우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산은보다 1~2년 먼저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세 은행의 민영화가 본격화되면 은행권은 또 한번 M&A 태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당장 덩치 키우기에 골몰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한국개발펀드(KDF)를 제외한 산은 지주의 자산은 100조원을 넘어 외환은행과 맞먹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총자산 역시 236조원으로 이를 인수하면 당장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다. 기업은행의 총자산도 129조원 가량으로 무시할 수 없는 덩치다.

당장 지주사 전환시 자산기준 3위권으로 밀리는 국민은행 (0원 %)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외환은행 (0원 %) (인수전)은 끝난 게 아니다"라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지만, 인수가 불확실하다. 인수 실패시 또 다른 M&A가 절실한 처지다. 연초 발행주식의 20% 내에서 전환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 이미 실탄 확보 방안도 마련했다.

하나금융 역시 기회가 오면 M&A에 적극 참여할 태세다.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게 시너지 측면에서 최선이지만 쉽지 않은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 민영화된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신한금융은 당분간 내실을 다진다는 입장이다.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에 잇따라 성공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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