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조선업..드라마 소재로도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6.03 15:08
글자크기

'수출 한국' 지탱하는 효자 대접까지.."격세지감"

국내 조선업계가 '귀하신 몸'이 됐다. 고전하고 있는 무역수지를 떠받치는 '마지막 보루'로 대접을 받는가 하면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드라마 소재로도 부상하고 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6일 방송 예정인 MBC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내 여자'의 첫 촬영이 지난 29일 경남 사천 SPP해양조선소에서 이뤄졌다.



사극 ‘왕과 나’에서 성종역으로 열연했던 탤런트 고주원씨가 선박사업을 이끄는 차세대 선박설계사인 주인공 김현민 역을 맡았다. 드라마는 현민이 연인의 배신을 딛고 조선업계의 대부로 성장해 복수와 성공을 이루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후발 조선업체인 SPP그룹이 촬영장소 협찬과 후원을 맡았다. SPP그룹은 이 드라마를 통해 상당한 기업 홍보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조선산업을 주요 소재로 한 드라마는 지난 2004년 대우조선해양이 후원했던 '폭풍속으로' 이후 4년만이다.

SPP그룹 외에 다른 조선업체들에도 드라마나 영화 촬영, 후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드라마 외주사들이 조선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협찬 문의를 많이 해 온다"며 "1년에 3~4차례는 문의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조선산업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우선 조선업이 확고한 세계 1위를 구가하면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조선산업은 그동안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업종 특성상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 산업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라진 위상을 토대로 광고 등 브랜드 관리에도 적극 나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조선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돈이 몰리고 있는 것도 현실적인 이유다. 조선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 규모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여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소재' 못지 않게 '든든한 후원자'로서도 매력적인 산업이 됐다는 얘기다.

조선산업은 '수출 한국'의 명성을 이어가는데도 확실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정부 관계자가 6개월만에 무역수지를 흑자로 이끈 주역으로 '조선산업'을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정재훈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관은 "지난달에만 단일품목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49억달러어치를 수출한 선박이 (무역수지 흑자의)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현대중공업이 수출한 15억달러어치 FPSO(부유식원유생산저장설비)가 흑자 전환에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종은 2003, 2004년부터 두각을 나타냈지 그 이전에는 아예 관심을 못받는 산업이었다"며 "업황이 좋아지면서 기업들이 광고에도 적극 나서는 등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