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02일(14:3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5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되자 금융시장 전문가들조차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기름값이 워낙 올라 4%대를 넘어설 것이란 짐작은 했다. 그러나 예상치를 훌쩍 넘어 거의 5%에 달할 것이라고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처럼 당황스러울 정도의 고물가를 만든 주역으로 고환율 정책을 펼쳐 온 정부를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환율은 다르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일률적으로 올려 놓는다. 모든 수입물가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주도로 올들어 한껏 오른 환율이 국내 물가를 급등시킨 지렛대가 됐다는 지적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 영향도 있지만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부분이 물가 급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공업제품은 유가와 환율 상승 영향으로 전년동월비 8.5%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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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입물가에서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류독감 파동으로 축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도 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수입물가에서 소비자물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약했는데 5월 소비자물가에서는 한꺼번에 전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가면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기대도 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더 줄어들었다.
김재은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5월은 시기적으로 물가 상승 상승세가 크지 않은 달이지만 올해는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물가 오름세가 커지고 있다"며 "공공요금 인상까지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환율을 끌어내려 금리인하쪽으로 방향을 바꿔보려 했지만 4.9%의 물가는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란 명쾌한 답을 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