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이 대세인 가운데 올 들어 처음으로 반도체 시장의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한 시장조사기관이 나왔다. 또 일부 증권사들은 D램 시장이 중장기 호황의 초기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종전 3.4%에서 4.6%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조사기관들 중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을 높인 곳은 가트너가 처음이다. 가트너는 지난 3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종전 6.2%에서 거의 절반 수준인 3.4%로 하향 조정했었다.
D램 가격은 6월에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D램 업계 2위와 3위인 하이닉스 (236,000원 ▲6,000 +2.61%)와 일본의 엘피다는 6월 가격 인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증권사들의 전망도 대부분 장밋빛이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D램 수급은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개선되고 2009년에는 전반적으로 수급균형에 이르면서 2006년 이후 다시 한번 '빅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올해 후반부터 회복세로 전환돼 중장기 호황국면으로 진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 부문 모두 올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로 추정되지만 2008년 하반기엔 흑자 전환하고 2009년엔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만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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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호황기 진입을 단정짓기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D램 가격이 급격하게 회복될 경우 후발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돼 설비투자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D램 가격 회복의 전제 조건 중 하나가 후발업체의 설비투자 축소이기 때문이다. 업계D램 업체들 중 삼성전자 (87,100원 ▲2,500 +2.96%)만이 향후 D램 시장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도 후발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재개할 가능성을 경계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현재는 수익성이 떨어져 퇴출할 계획인 200mm(8인치) 라인을 재가동할 가능성도 있다. 김병기 연구원은 "8인치 팹의 한계는 1.4~1.5달러 사이"라며 "이 이상으로 D램 가격이 상승하면 8인치 팹의 퇴출이 지연돼 D램 공급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