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마일리지로 자동차 할인 받으세요"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08.06.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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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 충당금 부담에 '마일리지 소진' 박차

국내 항공사들이 고객들의 마일리지 사용에 대비해 적립하는 충당금이 급증하고 있다. 충당금이란 회원이 앞으로 마일리지를 사용할 것에 대비해 회계상 적립해두는 돈이다.

항공사들은 자동차 할인 등 파격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마일리지 소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행객 급증, 마일리지충당금 2586억원

대한항공 (23,600원 ▲1,200 +5.36%)아시아나 (10,610원 ▲80 +0.76%)항공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충당 부채는 올 1·4분기 2586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올 1·4분기 현재 1951억원의 마일리지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지난해 말 1926억원보다 25억원, 지난 2006년 말(1688억원)에 비해 263억원 증가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605억원)보다 30억원가량 늘어난 635억원의 마일리지 충당금을 적립했다. 지난 2006년(512억원)에 비해 무려 123억원가량 늘어났다.

항공사들은 마일리지에 유효 기간을 둬 기간 내에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는 소멸시키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적립하는 마일리지를 5년 이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마일리지가 소멸되는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아시아나도 현재 마일리지 유효기간 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강주안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대한항공이 도입하는 7월에 할 생각은 없다"며 "고객들을 좀 더 배려할 수 있는 제도를 고심하느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할인 등 다양한 마일리지 서비스

항공사들도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쌓이는 마일리지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이용해 현대자동차 차량을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오는 8월말까지 출고 고객을 대상으로 3만 마일리지를 공제하고 30만원을 할인해 준다.

아시아나는 또 마일리지를 이용해 그룹 계열사인 금호리조트, 금호렌터카, 대한통운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일리지를 이용해 공항라운지와 초과수하물을 계산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를 이용해 좌석승급(Upgrade)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제주 및 서귀포 KAL호텔이나 세계 각국의 유명 제휴 호텔을 마일리지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마일리지 항공권을 두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신용카드 등과 연계된 마일리지 항공권 이용수요는 늘어났지만 항공사들의 보너스 좌석 공급은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마일리지를 이용해 탑승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이 일반 항공권의 10% 정도라고만 밝히고 있지만, 연휴나 휴가철에 보너스 항공권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운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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