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투자, 브릭스만한 곳이 없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6.02 14:20
글자크기

4개국 증시 상관관계 낮아 여전히 유망

유가 상승이 브릭스(BRICs) 국가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초기 중국, 인도에서 시작된 투자 열풍이 이제 고유가 이슈를 타고 러시아, 브라질로 이동하고 있다. 국가간 차별화가 진행중인 상황에서도 브릭스펀드는 여전히 유망한 분산투자 대안일까.

◇ 'BRics'에서 'brICs'로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 기준 'KB인디아주식형자(Class-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4%,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종류A'는 -16.6%를 기록하는 등 인도 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 6개월 이상 운용)는 평균 16.7%, 중국 펀드는 14.5%의 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브라질 펀드가 10.7%, 러시아펀드가 2.6% 수익을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분산투자, 브릭스만한 곳이 없다"


'하나UBSEasternEurope주식자1Class A'(17.7%)와 'NH-CA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CA1'(15.9%) 등 지난 달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펀드도 모두 러시아 브라질 관련 펀드다.



그동안 브릭스 국가는 세계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불리며 최고의 분산투자처로 손꼽혔다. 장밋빛 전망 속에 지난 5월 현재 국내 브릭스펀드은 13조2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펀드(21조원)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해외펀드의 18%를 차지한다. 브릭스 관련 펀드로 범위를 넓히면 비중은 78%까지 늘어난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5년간 홍콩 H증시가 540% 급등하는 등 브릭스 증시의 누적수익률은 450%를 웃돌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짭잘한 수익을 안겨줬다.

◇ 국가별 전망 제각각,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


그러나 현재 브릭스 투자의 매력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2003년 이후 수익률 급등에 따른 피로가 누적된 데다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 브릭스라는 한 울타리 안에 4개국이 제각기 다른 행보를 보인다는 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은 'B(Bullish, 강세장),R(Resource, 원자재),I(Inflation, 인플레이션),C(Currency, 환율)'라는 키워드로 브릭스펀드를 진단했다.

우선 브릭스의 성장은 방향의 전환이 아닌 단지 속도의 둔화로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

원자재가격 급등은 원유 순수출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에는 '약'으로, 원유 순수입국으로 돌아서면서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과 인도에는 '독'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만 러시아도 막대한 오일머니 유입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로 통화가치가 절상되고 수입이 늘어나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인플레는 무역수지 악화와 통화가치 하락, 소비 위축으로 경제 성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빈부격차를 확대해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어 이들 국가가 해결해야 할 공동 과제로 꼽혔다.

이제껏 브릭스 펀드 수익의 숨은 공로자였던 '환율'은 정부 정책에 따라 조절의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플레 극복을 위해 환율 절상이 용인되는 상황이 계속되면 무역수지 감소 및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브릭스 국가는 단기 변동성은 존재하나 장기적인 성장스토리는 지속될 것"이라며 "4개국의 상관관계가 낮아 각 개별국가로 투자했을 때보다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와의 상관관계도 낮아 국내 투자자들에겐 여전히 매력적인 분산투자처라는 설명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