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화내빈형’ 성장=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08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8% 성장했다.
이는 전분기(1.6%)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5.8%로 '외형'은 크게 위축되지는 않았다. 민간소비(3.4%)와 설비투자(1.4%), 재화수출(12.0%), 재화수입(11.1%), 내수(2.7%) 등이 전년 동기에 비해 성장세가 이어졌다.
올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1.2% 줄어 지난 2003년 1분기(-1.6%) 이후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민간소비 성장률이 전분기의 절반수준인 0.4%에 그쳤고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0.4%)와 건설투자(-1.4%) 등도 전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정영택 한은 국민소득팀장은 “대외교역 조건이 나빠지면서 소득측면에서 채산성이 악화되고 실질 국민소득은 감소했다”며 “물량 기준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소득은 줄어들어 내수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고물가와 교역조건악화에 ‘발목’= 외형적인 경제성장이 국민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치솟는 물가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대외교역조건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이미 한은의 관리목표 상한선인 연 3.5%를 훌쩍 뛰어 넘어 4%대로 진입했다. 서민용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ℓ당 1000원을 돌파했고 휘발유와 경유 평균가격도 ℓ당 1900원을 넘어섰다.
대외교역조건도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올해 1분기 80.5로, 전 분기보다 6.7% 하락하면서 198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단가는 103.7로 전 분기보다 1.9% 하락했다. 교역조건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도 27조4000억원으로 분기기준으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는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이는 서민경제와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가져온다"며 "외형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경제가 우려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