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기지연에 대형사고까지 中조선 '주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6.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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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1위 후동중화조선소 대형크레인 붕괴… 한ㆍ일 반사익 기대

한국 조선업을 추격하던 중국 조선업계가 '설상가상'이다. 납기지연으로 고전하고 있는 마당에 주요 조선소에서 대형 크레인 '사고'까지 발생했다.

중국 조선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고, 한국 일본 등의 경쟁 조선소들이 '반사 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 조선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중국 후동중화조선소에서 선박 건조에 쓰이는 600톤 갠트리 크레인 2기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갠트리 크레인은 도크에 설치돼 블록 조립에 사용되는 대형 크레인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로 최소 6개월 가량 해당 도크내 선박 제조가 불가능하고, 수주를 받아놓은 98척의 선박 건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골리앗 크레인의 주문도 밀려 있는 상황이어서 복구가 길게는 1년까지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조선업계가 이번 사고에 주목하는 이유는 후동중화조선소가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11위(중국 내 4위)의 대형 조선소이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내 중소형 조선소들의 납기 지연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형 조선소까지 사고가 발생, 중국 조선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후동중화조선소는 기술력에 있어서는 중국 조선소 가운데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돼 왔다.

조용준 신영증권 센터장은 "경험 부족으로 인한 납기지연에 조작 미숙으로 크레인 붕괴까지 발생해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를 더욱 꺼릴 수 있다"며 "수주 선박 중에는 벌크선이 많고 대부분이 대형이라 BDI(벌크선운임지수) 등 해운시장에 미칠 영향도 클 것"이라며 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3명이 사망하는 등 인재사고까지 발생해 선주들의 불안감이 더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들이 인재사고에 대해서는 상당히 민감하다"고 전했다.

중국 조선소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안정적인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조선소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조선업체들의 경우 이미 2012~2013년까지 납기가 차 있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국내 조선소들의 수혜가 더 클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일부 대형 조선업체들이 납기를 당겨서 선박을 인도하는 등 경쟁력있는 선박 건조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이미 중국 조선소들의 납기 지연 영향으로 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 기준 수주 점유율이 지난해 40.2%에서 올해는 4월말 현재 55%로 높아진 상태다.

조 센터장은 "사고 이후 선주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등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며 "상당히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에 대한 발주를 꺼릴 경우 중국 조선소들이 저가 수주를 더 적극적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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