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야 지지율이란 올랐다 떨어졌다 하는 것이라며 의연한 모습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100일만에 20%대 지지율로는 국정 수행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다.
문화일보와 디오피니언의 지난달 29일 조사결과는 29.2%, 한겨레와 리서치플러스의 지난달 24일 조사 결과는 24.9%,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지난달 14일 조사 결과는 23.0%였다.
이는 역대 대통령의 취임 100일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째 지지율은 각각 83.4%와 62.2%였다. 이 전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과 비교할 때 3배 남짓 된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밑으로 처음 떨어진 것은 취임 8개월째였으니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된 셈이다.
◇ YS '신경제', DJ '빅딜', MB '쇠고기?'〓 역대 정부는 취임 초기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주제어를 제시해 국정 운영의 드라이브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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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경제 100일 계획'을 내세웠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극복을 목표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금융 구조조정 등 '빅딜'을 힘있게 추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균형발전을 참여정부의 차별점으로 앞세우며 행정수도 건설, 혁신도시 건설 등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보다 거슬러 올라가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취임 1년째에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역대 정부의 이같은 정책 제시는 집권 초기 국정운영의 방향을 제시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정책 추진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했다.
반면 이 대통령의 지난 100일을 돌아보면 경제 살리기란 추상적인 구호만 떠오를뿐 구체적인 정책이 생각나지 않는다. 규제완화, 공기업 개혁, 감세, 한반도 대운하 건설 등의 정책은 소리만 요란했을 뿐 실천되고 있다는 체감을 주지 못했다.
100일을 맞은 이명박 정부를 생각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졸속 협상, 광우병 파동, 촛불집회만이 떠오를 뿐이다. 국민 가슴에 와닿는 정책적 대안을 조속히 제시해 쇠고기 협상 실패를 대체하지 못한다면 이 대통령은 역사 속에 '쇠고기 대통령'으로 기억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