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의 미래 좌우할 '보조금'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5.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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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29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4달러 이상 급락, 126달러대로 후퇴했다.

130달러가 수요가 위축될 수 있는 '버블 파괴 가격대'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고점론이 제기된 영향이 적지않다. 반면 최대 공급처인 중동 국가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중국의 소비도 줄지않고 있다며 상승추세가 변함없다는 주장도 적지않다.

일년만에 100% 넘게 오른 유가 전망을 두고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100달러 돌파 당시 이후 다시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이와관련 영국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가 소비자들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이 유가 방향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시점에서 유가의 미래가 보조금에 좌우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을 지목했다.

중국의 인민들은 정부 보조금 덕으로 일년전에 비해 불과 10% 오른 석유를 쓰고 있다. JP모간 조사에 따르면 이집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그리고 베트남 국민들의 경우 중국인보다 더 낮은 가격에 석유를 쓰고 있다.
보조금이 유지되면 이들 지역의 수요는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조금이 줄면 수요는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조금이 국가재정에 적지않은 부담이 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만,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이 보조금 부담을 이유로 석유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조만간 보조금 정책을 수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석유 가격을 대폭 인상할 경우 이는 곧바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급격한 석유 가격 인상과 이에따른 수요 감소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편 13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지만 소비량, 평균 가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역사적인 최고치는 아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베로니크 리치-플로세 분석가는 전세계 경제 규모 등에 대한 원유시장의 비율(oil burden)은 지난 1년간 75% 증가했지만 1980년의 최고치까지 가려면 유가가 190달러까지 올라야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비율은 지난 25년 이래 최대이며,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세계 경제에 곧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향은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다. FT는 아직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단계는 아니지만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머지않아 스태그플레이션을 통해 이머징 국가의 성장과 원유 수요 및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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