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철회하라" 전국 밝힌 촛불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도병욱 기자 2008.05.3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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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서울 2만명·부산 3000명 참여… 4명 연행

"고시 철회하라" 전국 밝힌 촛불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에 반발하는 대규모 거리집회가 29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촛불집회에는 1700여개 시민단체 및 인터넷카페 등으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 소속 회원과 일반시민 등 2만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해 정부 측에 고시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1시간30여분 동안 촛불집회를 가진 뒤 명동∼을지로∼종로∼시청∼광화문으로 이어지는 10여㎞ 구간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고시철회 협상무효'와 '이명박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오후 10시께 광화문에서 경찰의 저지선에 막혀 더 이상 행진이 불가능해지자 30여분 동안 연좌농성을 벌인 뒤 수백여 명씩 나눠 각기 다른 장소로 뿔뿔이 흩어졌다.

광화문에 잔류한 일부 시위대들은 계속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정부를 비난했고 일부 과격한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이 저지선을 구축하기 위해 세워놓은 버스에 낙서를 하고 타이어 바람을 빼기도 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행렬이 분산된 것을 서로 나무라며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덕수궁 앞에서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만난 30~40대 주부 등이 유모차에 아기를 태운 채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9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으나 참석자들의 가두시위를 강제 진압하지 않아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다만, 예비군 복장을 입고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을 막던 시위 참가자 등 4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던 일부 시민들이 가벼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자정을 넘기면서 서서히 해산하기 시작해 30일 오전 1시30분께 대부분 지역에서 집회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귀가하지 않고 거리에 남은 1000여명은 광화문 등지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다 오전 3시가 돼서야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이날 거리 집회로 종로와 을지로 일대 교통이 마비되면서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어 일부 시민과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시민들은 구호를 외치며 응원을 보내는가 하면 도로점거 등 불법행위를 나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모(29·여)씨는 "(도로점거 등)이런 식으로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는 지 의문"이라며 "집회도 좋지만 법까지 어겨가면서 하는 것은 무리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모(37)씨는 "(시위를)당연히 해야 한다"며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된다는 정부의 논리는 말이 안 된다"며 시위대에 응원을 보냈다.

이날 검찰은 거리시위가 시작된 지난 25일부터 나흘 동안 연행된 시위 참가자 211명 가운데 91명을 형사입건하고 4명은 즉심에 회부했으며 가담 정도가 경미한 10명은 훈방 조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병처리 문제가 결정되지 않은 나머지 104명과 건강상 문제로 석방한 2명에 대해서는 보강조사를 벌여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31일에도 오후 4시30분부터 서울광장 등지에서 촛불문화제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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