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투어 몇기냐", "주말에도 운행?"…네티즌 신났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5.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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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불복종운동 일환으로 여겨져

↑네티즌이 올린 패러디 포스터↑네티즌이 올린 패러디 포스터


"AI 없는 '닭장차 투어'로 신나는 주말을"

1박2일, 혹은 2박3일형 '닭장차 투어'로 시작된 네티즌들의 풍자가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25일 새벽부터 시작된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연행 사태를 '닭장차' 타고 서울 여행하는 것에 빗댄 표현이 인기를 끌며 네티즌들이 각종 '재미난' 경험담과 패러디물을 쏟아내고 있다. '닭장차'는 경찰 호송버스를 일컫는다.



시민들은 연행당한 날짜 순서에 따라 기수를 붙여 부르고 있다. 가령 25일 새벽 연행자들은 '닭장투어 1기', 27일 새벽 연행자들은 '3기'인 셈이다.

네티즌들은 "이번에 닭장차를 타면 몇 기냐", "이왕이면 선배 기수가 돼야겠다", "주중에 자꾸 기수가 늘어난다"는 등 댓글열전을 벌이고 있다.



한 '3기' 출신 네티즌은 자신의 연행 '후기'를 자세히 올리고 "유치장에 같이 잡혀온 한 여고생이 경찰관에게 TV 채널 '투니버스'(만화채널)를 틀어달라고 하자 웃음바다가 됐다"며 "이렇게 천진난만한 학생들 마저 가두는 이 정권은 도대체 어떤 정권인가"라고 성토했다.

이 밖에도 '닭장 투어' 선배들의 조언은 이어졌다. "휴대폰 충전은 필수, 경찰서에서 배터리 없으면 아주 심심함", "선착순이라 늦게 잡히면 일행 분들과 다른 차를 탈 수도 있으니 주의하라" 등 세세한 '힌트'를 올렸다.

아직 '무 경험자'들의 기대감도 못지 않다. 오는 금요일 퇴근 후 '닭장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밥이 잘 나온다는 종로서나 동대문서로 갔으면 좋겠다"며 "기초화장품과 마스크팩을 챙겨가고 간식으로 조리퐁도 사서 몇 개 들어 있나 세어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절대 장난이 아니라는 한 네티즌도 "팔순 어머님과 집사람, 중학교 다니는 딸과 '닭장 투어'를 가려고 하는데 주말에도 운행하느냐"며 "노인네가 몸이 불편해 문화제보다는 먼저 버스 앞에서 줄 서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지방에는 왜 이 여행상품이 없느냐", "도시락은 싸야 하나 아니면 식사제공 패키지냐" 등 '진심어린 장난' 글이 인터넷에 쏟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집회를 축제처럼 즐기려는 최근의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동시에 "풍자와 비꼼이 갖는 웃음 뒤에는 슬픈 현실이 느껴져 마음이 무겁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29일 오후 4시 발표함에 따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은 이날 저녁부터 주말까지 연일 대규모 촛불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충돌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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