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美쇠고기 41일만에 고시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8.05.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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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갈비 6월말 수입될 듯-저항은 보다 격렬해질 전망

-국민 정서 뒤로하고 고시 강행
-작년 수입된 뼈없는 살코기부터 유통
-야당.시민단체 강력 반발

우여곡절끝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이 29일 고시된다. 지난달 18일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지 41일만이다.

정부는 당초 지난 15일자로 고시를 하려고 했지만 '광우병 우려'에 따른 국민적 저항에 밀려 보름여를 더 끌었다. 행정안전부의 관보 게재까지는 2~3일이 걸리지만 이날 고시안 발표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현실화됐다.



확정된 고시안은 알려진대로 광우병 위험성이 큰 30개월 이상 소를 포함해 모든 연령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토록 하고 있다.

다만 30개월 미만 소의 편도와 소장끝부분, 30개월 이상 소의 편도·소장끝부분·뇌·눈·척수·머리뼈·척주(등뼈) 등 광우병위험물질(SRM)은 제외된다.



한미간 통상장관의 외교서한 형태로 합의한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과 '미국 내수용과 한국 수출용 쇠고기 일치' 문구는 고시 부칙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검역 중단 이후 수입은 됐지만 한국 내 창고에 보관 중인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 5300t부터 검역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

이어서 미국 롱비치항구 등에 보관된 7000여t의 뼈 없는 쇠고기도 검역재개와 함께 한국으로 출발하게 된다. 배편으로 한국으로 오는데 보름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내달 중순에는 시중 유통이 가능하다.


LA갈비 등 '뼈 있는' 쇠고기도 수입 및 검역 절차를 감안할때 내달 하순부터는 국민 식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광우병 위험부위를 골라낼 수 있는 장치인 검역은 이전보다 강화된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개봉검사 비율이 현재 1%에서 3%로 확대된다. 월령확인이 불가능한 SRM 부위가 포함된 쇠고기는 미국으로 반송조치된다.

여기에 미국산 쇠고기의 한우 둔갑행위를 막기 위한 원산지표시제 모든 식당으로 확대, 한우에 대한 광우병 안전조치 강화, 품질고급화 장려금 등 국내 축산농가 지원대책 등도 뒤따른다.

이번 고시로 미국산 쇠고기 유통이 가능해지더라도 미국산 쇠고기가 대형 유통업체에 전시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상당한데다 시민·사회단체 등 반대진영의 불매 운동도 대형업체로선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따라서 수입 후 당분간은 소형 식당 위주로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여론을 뒤로 하고 고시를 강행한 정부와 야당 및 시민단체와의 갈등은 더욱 커지게 됐다.

야권은 장관고시 무효 가처분신청과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장외투쟁도 불사할 태세다. 고시를 앞두고 며칠째 장외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와 미 쇠고기 수입재개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저항도 이전보다 격렬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 경우 불법시위를 엄단하겠다는 정부와 물리적 충돌마저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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