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평사들, 구조화채권 영업에 혹독한 규제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5.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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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국가와 기업, 투자자들을 호령했던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신세가 말이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에 대한 잘못된 평가로 오늘의 신용위기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이 와중에 증권을 발행하면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챙긴 증권사를 편드는 한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신평사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말 한마디로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던 파괴력도 이전만 못하다.

급기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감독당국들은 이들 신평사의 구조화채권(자산담보부증권) 평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무디스와 S&P에 대한 전세계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IOSC는 100개가 넘는 나라의 감독당국이 회원으로 있는 포럼이다.



구체적인 규제안은 먼저 구조화채권이 이해상충을 얼마나 잘 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지 신평가가 추천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또 신평사들은 구조화 채권에 대한 등급 평가를 일반 회사채와 달리하는 새로운 등급체계를 구성해야한다. 등급이 책정되는 방식에 대한 독립적인 점검도 받도록 했다.

IOSC의 결정이 이들 신평사에 어느 정도의 구속력을 갖게될 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정도의 규제안이 채택됐다는 것 자체가 신평사에게는 수난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증권거래감독위원회(SEC)의 크리스토퍼 콕스 회장과 유럽의 당국자들은 이날 파리에서 가진 연례회의에서 무디스, S&P, 피치 등 세계 3대 신평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모기지증권에 최고 등급을 부여해 지금까지 3830억달러에 달하는 상각과 신용손실을 금융기관들에게 끼쳤다는 것이다.


SEC의 새로운 규제방안은 다음달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콕스 회장은 "신평사들은 이번 서브프라임 위기의 교훈에 따라 보다 혹독한 규제를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재무장관인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27개 EU 회원국이 신평사들의 경우 당국에 등록해야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IOSC의 규제 강도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국이 신평사들이 등급을 부여하면서 받는 수수료에 손을 댈 수 있으며 또 보다 강한 규제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디스의 주가는 이날 3.8%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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