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지원협약 증권사 '나몰라라'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5.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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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률 저조...22곳 중 유화증권만 참여

지난달 시행된 금융권의 건설사 유동성 지원협약에 증권사 등이 여전히 가입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이기주의적 행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건설사 유동성 지원협약 대상기관 197개 기관 중 81개가 미가입 상태다. 가입률은 58.9%에 그쳤다.
건설사 지원협약 증권사 '나몰라라'


가입률이 가장 저조한 곳은 증권사와 보험사. 특히 증권사들은 전체 22개 대상 중 유화증권을 빼고는 가입을 하지 않았다. 교보·현대·SK·굿모닝신한·대신·미래에셋·하나대투·한국투자·하나IB증권 등이 뒷짐을 지고 있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동부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녹십자생명 등이,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삼성화재해상보험과 롯데손해보험 흥국쌍용화재해상보험 그린화재해상보험 등이 '버티고' 있다.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87개 대상 중 12개 저축은행이 가입하지 않았다. 미래상호저축은행과 부산·부산2·푸른·푸른2상호저축은행 등이다. 반면 은행권은 100% 가입했다.



문제는 이들 미가입 금융기관으로 인해 협약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강원지역 한 건설사에 500억원의 여신을 1년간 채무유예해주는 협약 적용 첫 사례가 나온 이후 실적이 미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주단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PF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2~3개 건설업체가 미가입 금융기관들 때문에 협약 적용을 받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들 건설사가 아직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PF 부실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주택은 13만가구로 96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고 올들어서도 4월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도 3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푸어스(S&P)는 지난 19일 미분양 아파트 급증에 따른 은행 PF대출의 부실화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은행연합회는 29일 협약 가입을 독촉하는 공문서를 미가입 금융기관에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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