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현대중공업의 '자물쇠 입'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5.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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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투자증권, 대우조선해양 등 M&A 관련 일체 함구

'지금은 조회공시 답변을 해야해서 얘기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현대중공업 (160,000원 ▲4,300 +2.76%)이 CJ투자증권을 8000억원에 인수한다는 보도가 일제히 쏟아진 28일 오전. 현대중공업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최근 M&A에 줄줄이 연결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자물쇠 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CJ투자증권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입찰 마감일인 지난 5월16일부터. 이후 10여일간 현대중공업의 답변은 똑같았다. "입찰여부 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 매도자인 CJ그룹이나 CJ투자증권, 증권업계 발로 다양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었지만 현대중공업은 철저히 '확인불가'를 고수했다.

증권사 인수 필요성 등 그리 민감하지 않은 질문에 대해서도 "입찰 여부도 확인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런 것은 더욱 말해 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반복되는 질문에 '힌트'라도 줄법하지만 '에누리' 없었다



M&A가 민감한 사안이긴 하지만 인수가 기정사실로 간주되는 상황에서까지 '완벽하게' 함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입을 연 것은 지난 28일 오후 조회공시를 통해서다. 전날까지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사는 사람 입장이라 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버텼지만 조회공시까지 피해갈 수는 없었던 것.

현대중공업의 '자물쇠' 기조는 잠재 후보로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한 현대중공업의 공식 입장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검토한 적도 없다."에서 이렇게 바뀌는데 수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한번 더 질문이 들어가면 다시 원론적인 답변이 돌아온다. "대우조선을 어디서 인수하느냐에 따라 조선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는데 어떻게 업계 1위사가 관심이 없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구체적인 인수전 참여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다.

포스코 (377,500원 ▲500 +0.13%), GS (47,250원 ▼1,050 -2.17%)그룹, 두산 (221,000원 ▼2,000 -0.90%)그룹, 한화 (28,700원 ▼350 -1.20%)그룹 등이 일찌감치 인수 의지를 분명히 한 것과 대조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안그래도 입이 무거운데다 M&A라는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더 철저한 것 같다"며 "지나친 감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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