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과 그린스펀, 경제를 보는 '두 시선'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5.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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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머니

- 버핏, 그린스펀 경기침체 언급
- 공식 '침체'는 아니지만 "언제 끝날까" 촉각
- "과거와 다르다" 소비 움츠러들더라도 곧 회복될 것


↑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지난주말 "미국은 이미 경기 침체(recession)에 있다"라고 말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FRB) 의장은 25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일 가능성은 50% 이상"이라고 말했다.



두 전문가 모두 '경제 침체'를 언급하고 있지만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선 정 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버핏은 "경기 침체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 것 보다 깊고 길어질 것"이라고 말한 반면 그린스펀은 "심각한 침체의 가능성은 분명 낮아졌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가 정 반대의 전망을 내놓은 것은 그 만큼 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라는 방증이다.



↑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 경기둔화, 끝자락일까 시작일까= 공식적으로 '침체'라고 명명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한껏 움츠러들어 있다. CNN머니의 칼럼니스트 폴 모니카는 "현 상황에선 '언제 침체가 시작될까'가 아닌, '침체가 얼마나 오래 갈까'가 타당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주택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실업자 수는 급격히 늘었으며 식료품과 에너지 물가는 급등했다.

CNN머니는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인들이 '아끼는' 자가용을 포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 연방고속도로운송은 지난 3월 한달간 미국인들의 주행거리가 전년대비 110억 마일 감소했다고 밝혔다.


◇ "최악은 지났다"= 지난해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한 신용경색은 썰물처럼 사그러들고 있다. S&P500지수는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최고에 달했던 3월 중순 이후 약 7% 올랐다. (3월 중순은 JP모간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구원'하기로 한 때이기도 하다)

모니카 칼럼니스트는 "FRB 또한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은 더이상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의 상승 또한 연준이 쉽사리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를 가져왔고 달러약세가 상품가격 급등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 FRB 회의에서 리처드 피셔 댈러스 FRB 대표도 "금리 인하가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 상품가격과 수입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과 가계 소비를 떨어뜨려 경제활동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FRB는 지난주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낮추고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 전망치는 상향조정했다.

모니카 칼럼니스트는 "은행들의 실적이 회복됐다고 경기 둔화가 끝났다고 할 수 없듯이 장바구니 물가가 올랐다고 침체가 시작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수개월간 소비는 개선돼 왔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주택판매가 전문가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주택시장 침체가 극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많은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에 필요한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좋을 징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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