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택, 이제 살만해졌나" 관심 집중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5.2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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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 3월엔 최대급락… 4월엔 예상밖 판매 증가

지난 3월 주택 가격이 사상 최대의 급락세를 보이더니 4월 신규 판매는 예상 밖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발단이 주택시장 버블 붕괴였다는 점에서 기록적인 집값 하락과 주택 매수세 증가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1분기 미주택 가격 20년래 최대 급락
집값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을 정도로 조정받았다. 미국 주택 가격이 지난 1분기 20년래 최대 하락했다고 미국 주택 가격 동향을 조사하는 'S&P/케이스-실러'가 27일 발표했다. '전미 주택가격 지수(National Home Price index)가 가 지난 1분기중 전년 동기대비 14.1% 하락한 것이다. 이는 1988년 이 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폭이다.



20대 주요 대도시의 집값도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S&P/케이스실러 주택지수 20'은 지난 3월 전년대비 14.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이보다 0.2%p 낮은 14.2%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3월 하락폭은 조사가 발표된 2001년 이후 최대치였다. 이 지수는 미국 20대 주요 대도시 집값 흐름을 나타내며, 2007년 1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주택차압(포클로저)이 증가하고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미국 주택가격이 기록적인 급락세를 지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셀리아 첸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애널리스트는 "많은 가구가 주택구입 계획을 보류하면서 주택가격조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주택 판매는 늘었지만 절대적 부진
이처럼 3월을 포함한 1분기 주택 가격이 기록적으로 폭락한 가운데 4월 신규 주택 판매는 예상보다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미상무부는 이날 지난 4월 신규 주택 판매가 52만6000건(연율)으로, 전달 50만9000건(수정치)에 비해 3.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는 52만건이었다. 예상치보다도 많은 것이다.

4월 주택 판매가 예상밖으로 증가하자 시장에서는 주택 가격 급락으로 매수세가 하나둘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주택 가격 하락세가 여전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 투자로 망가진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상황에서 주택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증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와코비아의 아담 요크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판매는 더 하락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사람들은 사려들지 않고 은행들은 대출을 꺼리고 있다. 주택시장의 바닥이 조만간 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3월보다 늘기는 했지만 절대적인 4월 판매 건수는 1991년 이후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첫번째는 앞선 3월 판매였다.



◆소비 심리는 침체 거듭… '반전 어렵다'
주택 경기가 바닥이 아니라는 전망은 16년이래 최악을 보인 소비자 신뢰지수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유력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CB)는 이날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7.2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60.0보다 낮았다. 한달 앞선 4월 62.8보다 5포인트 가량 하락하면서 1992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CB 소비자신뢰지수는 30일 발표되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와 더불어 미국민의 소비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지표다.

주택가격 하락과 갤런당 4달러에 근접한 휘발유 가격, 취업난 등 여러가지 부정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비자신뢰지수를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웨스트 체스터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이코노미스트는 "올초부터 시작된 급격한 경기심리 위축은 경제에 대한 일종의 경보음"이라며 "소비자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잃으면서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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