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고수가 '질투'를 이겨내는 방식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2008.05.2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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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위한 책]'미식예찬'-추천 교보문고

진정한 고수가 '질투'를 이겨내는 방식


매년 20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는 일본 최고의 요리사 학교를 만들어냈으며 세계적인 미식가로도 존경 받는 남자. 실존 인물인 쓰지 시즈오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를 처음 미식의 세계로 끌어들인 것은, '진짜'를 맛보고 싶다는 아주 소박한 소망이었다. 배경이 되는 1960년대의 일본의 요리사 학교에서는 '진짜' 프랑스 요리를 먹어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프랑스로 무작정 떠난다. 단지 진짜 프랑스 요리를 맛보겠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프랑스 미식의 세계로 입문한 쓰지 시즈오의 방법은 그야말로 단순무식했다. 프랑스에서 9주 동안 전국을 차로 돌며 10군데의 별 세 개 레스토랑과 65군데의 별 두 개 레스토랑을 전부 들렀다. 이를 포함해 거의 100군데 이상의 레스토랑에서 프랑스 요리를 맛보았다.

프랑스 레스토랑 순례 후 일본으로 돌아오자마자 혁신은 시작되었다. 쓰지 시즈오는 학생들의 교육에도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였고 아무리 요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도 간편한 편법이 아닌 제대로 된 정석을 먼저 가르쳤다.



또 프랑스의 별 세 개짜리 레스토랑의 요리사를 교사로 초빙하고, 우수한 학생은 프랑스에까지 연수를 보냈다. 쓰지 요리사 학교가 일본 최고의 요리사 학교가 된 것은 결국 이 같은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 덕분이었다.

쓰지 시즈오는 이런 노력들을 통해 세상의 인정받게 되자, 그를 시샘하고 방해하려는 세력들도 생겨났다. 이런 방해 공작에 대해 쓰지 시즈오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소인배들의 시기질투에 직접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을 통해 정면으로 돌파한다. 이런 방식이야 말로 진정한 고수만이 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쓰지 시즈오의 놀라운 삶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지만 그렇다고 책 속에서 묘사되는 황홀한 미식의 세계도 놓쳐선 아깝다. 집에서 먹는 김치찌개가 가장 맛있는 사람조차도 '진짜' 프랑스 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하는, 말 그대로 입맛 다시게 하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미식예찬』(에비사와 야스히사 지음. 김석중 옮김. 서커스. 4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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