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과 공산당에서 잔뼈가 굵은 마르크시스트(마르크스주의자)의 만남인데다 새 정부가 미국,일본 등 전통 우방국과의 관계 복원을 추구하고 있어 회동 전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어려울때 진정한 '정리' 알 수 있다"
두 사람의 단독 정상의 대화는 쓰촨성 지진을 주제로 시작됐다. 후진타오 주석은 회담 첫 머리에 "중국에서는 어려움이 있을때 진정한 '정리'를 알수 있다는 말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한국 사회 각계 인사들이 모금을 많이 해줘 한국과 중국 사이의 우호를 두텁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중국 정부와 국민,이재민을 대표해 한국정부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 사람은 좋은 일도, 어려운 일도 함께 한다"며 쓰촨성 지진 피해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후진타오 주석의 리더십과 중국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피해복구를 성공적으로 신속히 이루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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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베이징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을 확신한다"며 "올림픽 개막식은 좋은 일이니까 꼭 함께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후진타오 주석 오랜 친구 같다"
이같은 분위기는 확대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간 현안과 과제를 나열한뒤 "내가 바라는게 너무 많았나?"라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이 대통령은 "중국 칭다오에서 새벽에 닭이 울면 인천에서 들을수 있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며 양국이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는가를 이야기하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후진타오 주석을 처음 뵙습니다만 회담을 하면서 보니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진타오 주석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물었다. 갑작스럽게 질문을 받은 후 주석은 웃음을 지으며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후진타오 주석과의 회담에서 이 대통령 특유의 위트감각과 순발력이 발휘됐다"며 "덕분에 회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오늘 '실용의 치'에 대해 말했지만 후진타오 주석도 실사구시, 무실역행을 중시하는 등 실용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두 정상의 지도철학이 유사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