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추진 물꼬 터지나

베이징=송기용 기자 2008.05.2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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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 정상회담에서 "FTA추진 적극 검토" 합의
- 한중FTA 체결될 경우 미국,유럽연합보다 파급효과 커
- 농산물,공산품 등 경제전반 타격 우려, 신중한 접근 필요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 경제,통상분야 협력강화가 갖는 의미는 정치,외교 못지 않다.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으로의 부품,소재 수출이 계속 늘고 있는데다 소득증가에 따라 13억명의 내수시장이 갖는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첫날 정상회담 이후 일정의 절반 이상을 경제분야로 채운 것도 이때문이다. 세부 일정표를 보면 생명과학연구소, 이동통신서비스 개발센터 등 현지 IT,BT 시설 방문과 베이징과 칭다오에 진출한 우리 기업 시찰 등으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이런 가운데 양국 정상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적극 검토하기로 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한중 FTA는 그동안 이뤄진 산학연 공동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양국에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적극 검토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담에서 한중FTA 체결을 위한 시간표 등 구체적인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6월중에 한중FTA의 영향에 대한 민관합동 연구결과가 나올 예정이어서 하반기부터는 FTA 추진에 대한 실무차원의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양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교역규모는 지난해 1450억달러로 미국,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았고, 베이징 올림픽 등을 통해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세가 상당기간 유지될 전망이어서 오는 2012년에는 2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해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중투자 누적액이 334억달러로 최대 투자국이기도 해 FTA가 성사될 경우 경제발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FTA는 중국측이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과의 FTA 협상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국인 한국이 세계 1,2위 경제권인 미국,유럽연합과 FTA를 체결할 경우 중국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와관련, 이날 당초 예정된 양국 정상 합의문이 '한중 FTA 추진을 계속 검토해 나간다'는 수준에서 양국간 협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라는 문구가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측의 요청에 따라 '양국 정부가 FTA 추진을 적극 검토한다'는 표현이 추가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처럼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한중 FTA는 양국 정상의 '적극검토' 합의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FTA가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미국, 유럽연합보다 중국이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의 취약점인 농수산물은 물론 공산품 등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치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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