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은 27일 원/달러 환율이 1051.8원까지 오르자 1차 개입을 했다. 이후 1040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환율을 보고 재차 개입했고, 환율은 달러당 1030원대 중반까지 밀렸다. 외환 전문가들은 "환율수준을 낮추자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정부의 급작스런 태도 변화에 외환시장은 적잖이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한편에선 외환정책을 포함한 정부 거시정책에 수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환헤지에 나섰던 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해외 송금 등에 따른 개인들의 비용도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 유가가 천장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환율까지 올라 고물가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성장률 1% 올리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고 정부 정책을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율 정책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임지원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원화 약세로 그 문제가 배가되면서 정부가 환율로 물가 압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도"라며 "추가적으로 더 오르는 것을 막는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정미영 팀장도 "정부 정책의 포커스가 성장에서 물가 쪽으로도 이동하는 것 같다"며 "환율도 이에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이지 아래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환율이 어느 수준에서 안정될 지는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이날 10억 달러가 넘는 개입은 최근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큰 규모여서 추가적으로 환율 하락이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홍승모 차장은 "달러당 1035~1036원이 중요한 레벨인데 이 선에서 정부가 더 개입할 지는 의문"이라며 "하단 레벨을 지금 가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임지원 이코노미스트는 "수급상으로 보나 우리 경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정부가 원화의 급격한 강세를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정도에서 외환시장에 환율 급상승에 대한 경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