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인수비용 1조원?

더벨 박준식 기자 2008.05.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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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잠재부실 4000억 이상..조합지분 매입비용도 더해야

이 기사는 05월27일(16:2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 (0원 %) 매각을 위한 정밀실사 결과 국내주택 미분양 물량이 3000여채로 나타나 이로 인한 우발채무만 4000억~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실사를 마친 인수후보군의 한 관계자는 "지방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이 적지않을 것으로 봤지만 실사 결과 예상을 넘는 수준"이라며 "실제 인수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돼 최종입찰 참여 여부와 가격 산정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후보들은 쌍용건설이 해외공사와 토목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이른바 '미분양대란'에서 비껴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지방 민간아파트 시장의 붕괴여파는 쌍용건설에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국내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해외 부문에서도 부실 징후가 감지됐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한 인도 고속도로 공사가 문제점을 드러냈다.

초기투자를 약속했던 현지업체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쌍용건설이 자재를 직접구입해 공사를 하고 있는 것. 인도 정부가 물가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해주고 있어 원자재 가격상승분은 상쇄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했던 투자비가 500억원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동국제강과 군인공제회, 남양건설 등 3개 인수후보들은 우발채무를 감안한 입찰가격을 고심하고 있다.


쌍용건설 매각자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내놓은 지분 50.07%(1491만주)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3500억원 이상을 제시해야 한다.

쌍용건설 인수비용 1조원?


쌍용건설의 주가는 27일 종가를 기준으로 주당 1만8550원. 이를 근거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가를 산정하면 △주당 2만5000원일 경우 3727억원, △주당 3만원일 경우 4472억원, △주당 3만5000원일 경우 521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19.9%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사주조합(임원 지분포함)은 제3자가 경영권을 차지하면 조합 지분을 인수자가 매입토록 할 계획이다. 임직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차지한 만큼 동일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캠코는 인수자가 50.07%의 지분만 확보하면 경영권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후통합(PMI)을 염두에 둬야하는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인수합병(M&A)으로 인한 임직원의 동요나 극단적인 파업 등을 막기 위해 상당한 보상비용이 필요한 셈이다.

이 경우 조합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1482억~2075억원의 추가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후보군 사이에서는 우발채무를 포함한 실제 인수비용이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쌍용건설 인수후보와 금융지원 논의를 하고 있지만 기업가치에 비해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 것으로 우려돼 계약을 미루고 있다"며 "최종입찰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외생변수를 감안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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