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전자 부회장은 27일 M&A 가능성을 내비쳤다. 남 부회장은 "LG전자처럼 규모가 큰 기업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성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1995년 미국의 '제니스'를 인수한 이후 M&A 시장에 이름을 내밀지 않았다. LG정보통신 인수, 필립스와 합작으로 LG디스플레이 설립 등을 했지만 내부적인 교통 정리였다.
GE는 가전사업부를 50억~80억달러(약 5조~8조원)에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LG전자는 중국 하이얼, 독일 보쉬앤드지멘스 등과 함께 인수에 나설 후보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LG전자는 전 세계 가전시장에서 126억달러(작년 기준)의 매출을 달성, 월풀(194억달러), 일렉트로룩스(156억달러)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남 부회장의 '예의주시'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의 발언처럼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큰 M&A인 만큼 진행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는 수준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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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의주시하는 발언은 GE 가전 사업부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여진다"며 "인수를 위한 준비를 한다는 의미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5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자금을 들여 얻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우선 GE와 시장이 중복되고 GE가 매각하고 나면 고객 로열티도 떨어지고 핵심 기술인력들의 이탈도 발생할 것"이라며 "여러가지를 감안할 때 매력적인 투자대상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조성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LG전자가 GE 가전사업 인수에 나선다면 주가에 좋지 않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E 가전사업부의 일부 제품에 LG전자가 관심을 갖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중복되는 영역이 많은만큼 GE 가전사업 전체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는 상식이하라는게 그의 분석이다.
하지만 LG전자가 신사업 진출을 위해 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태양전지 등 에너지 사업, B2B 솔루션, 헬스케어, 웰빙 등 신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남 부회장도 태양전지 사업 진출을 위한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 사업은 LG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LG전자의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