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3년만에 M&A 나서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5.27 17:09
글자크기

GE 가전 예의주시·태양전지 M&A 검토..증권가 "GE 가전 인수 회의적"

LG전자 (107,200원 ▼2,400 -2.19%)가 1995년 미국 '제니스' 인수 후 13년여만에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나설지 주목된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27일 M&A 가능성을 내비쳤다. 남 부회장은 "LG전자처럼 규모가 큰 기업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성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특히 구체적인 대상도 언급했다.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 GE 가전 사업부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새로 진출할 태양전지 사업에 대해서는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구체적인 M&A 검토 분야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LG전자는 지난 1995년 미국의 '제니스'를 인수한 이후 M&A 시장에 이름을 내밀지 않았다. LG정보통신 인수, 필립스와 합작으로 LG디스플레이 설립 등을 했지만 내부적인 교통 정리였다.



업계에서는 당장 LG전자가 GE의 가전사업부 인수에 나설지에 주목하고 있다. GE 가전사업부는 1907년 설립돼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식기세척기 등 백색가전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미국 가전시장의 20%를 차지, 월풀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GE는 가전사업부를 50억~80억달러(약 5조~8조원)에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LG전자는 중국 하이얼, 독일 보쉬앤드지멘스 등과 함께 인수에 나설 후보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LG전자는 전 세계 가전시장에서 126억달러(작년 기준)의 매출을 달성, 월풀(194억달러), 일렉트로룩스(156억달러)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남 부회장의 '예의주시'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의 발언처럼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큰 M&A인 만큼 진행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는 수준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의주시하는 발언은 GE 가전 사업부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여진다"며 "인수를 위한 준비를 한다는 의미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5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자금을 들여 얻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우선 GE와 시장이 중복되고 GE가 매각하고 나면 고객 로열티도 떨어지고 핵심 기술인력들의 이탈도 발생할 것"이라며 "여러가지를 감안할 때 매력적인 투자대상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조성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LG전자가 GE 가전사업 인수에 나선다면 주가에 좋지 않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E 가전사업부의 일부 제품에 LG전자가 관심을 갖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중복되는 영역이 많은만큼 GE 가전사업 전체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는 상식이하라는게 그의 분석이다.

하지만 LG전자가 신사업 진출을 위해 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태양전지 등 에너지 사업, B2B 솔루션, 헬스케어, 웰빙 등 신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남 부회장도 태양전지 사업 진출을 위한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 사업은 LG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LG전자의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LG전자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