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리포트]1050원=New 최중경 라인?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5.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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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원선에서 연거푸 개입.."상승 잠재력 키운다" 우려도

이 기사는 05월28일(08:5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2003년 외환시장에는 소위 '최중경 라인'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당시 국제금융국장)이 이끄는 외환당국이 환율 추가 하락을 온 몸으로 방어하는 마지노선을 일컫는 말이었다.



5년후인 2008년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뉴(New) 최중경 라인'이 만들어 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2003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하락이 아니라 '상승' 방어선이다.

단기적으로는 방어선이지만, 고환율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쳐온 현 외환당국의 '1차 목표' 의 의미가 더 크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2차 상승 유도를 위한 베이스캠프라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1050원이 단단해 보인다. 성장 우선을 외치며 고환율 정책을 쓰고 있는 정부에게도 그 이상은 과하다고 여겨진 걸까. 정부는 1050원선에서 연거푸 시장개입에 나서 추가 상승을 막았다.

27일 원/달러 환율이 1050원을 넘어서자 외국계 은행을 통한 달러 매도 주문이 집중됐다. 정부의 개입성 매도(달러 매도, 원화 매수)로 보이는 이 주문의 규모는 대략 15억달러로 추정된다. 1040원 초반에서도 정부의 매도 개입이 추가로 나왔다.

1050원선에서 정부의 달러 매도 개입은 얼마 전에도 있었다. 지난 21일 환율이 1057.3원까지 치솟자 수차례 달러 매도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됐다. 당시 개입 규모는 10억달러에 가까운 수준이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1050원선은 어느새 정부의 방어선으로 시장에서 인식되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중소기업과 개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외환시장과 충돌이 빚어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환율 정책이 물가불안을 부채질하고, 기업들의 원자재 수입난을 가중시키고, 개인의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성장은 고사하고 경기침체의 주범이 될 위험이 커지자 멈칫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한편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잠재하고 있다. 과거 최중경라인인 1140원선이 무너지자 환율이 폭포처럼 떨어졌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이진우 NH선물 기획조사부장은 "당분간 1050원 위를 생각하지 말라는 의도인 것 같은데 이는 정부 개입에 따라 시장에 방향성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조금 조정을 받고 가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특정한 선을 정해놓고 연거푸 공격적인 개입에 나서면 과거 경험에서 보듯이 시장은 가야할 방향보다 더 많이 나가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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