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유류세 인하"… 정부 '불가' 고수

-한나라당 "경유에 대한 세금 인하" 요구
-재정부 "효과 없고 소비만 부추길 뿐"
-유류세 인하 효과도 의문

한나라당이 경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정협의를 요청했다. 시민단체에 이어 여당에서 경유에 대한 세금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유류세를 책임지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세금인하가 자칫 과소비만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27일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위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에 당정협의를 요청키로 했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가 경유(에 대한 유류)세를 인하해 주든지 생계형에는 보조금을 지급하든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에 대해 정부는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현재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ℓ당 670원으로 경유(476원)보다 많다. 이런 상황에서 경유에 대한 세금을 낮추면 가격차이가 커져 소비를 부추기게 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유류세를 내리면 정부가 (원유) 소비를 촉진하는 꼴이 된다"며 "경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 경유가 휘발유보다 30% 가량 높은데 우리나라만 세금으로 일부러 가격을 낮출 필요는 없다는 논리도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26일 기준 국제 휘발유가격은 배럴당 136.06달러인 반면 경유는 175.62달러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유가격이 너무 올라 100대 85라는 휘발유와 경유가격 비율로 더이상 돌아갈 수 없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차관 역시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유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었지만 아직 어떤 조치를 취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에 대한 효과도 의문이다. 지난 3월 10일 탄력세율을 조정해 유류세를 10% 낮췄지만 가격인하 효과는 원유값 급등으로 한달도 채 가지 못했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유류세 인하가 정유사와 주유소 배만 불려줬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유류세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지 의문"이라며 "유류세 인하 효과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