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펀드자금, 러-브로 대이동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5.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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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올들어 이미 2조6000억원 흡수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자원부국인 러시아와 브라질로 전세계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세계 펀드자금, 러-브로 대이동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까지 올들어 러시아 뮤추얼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24억7100만달러(약 2조6000억원)로, 지난 한 해동안 유입된 12억1600만달러의 두 배를 웃돈다.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으로 러시아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유가도 배럴당 58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지난 해 3~5월 러시아 펀드에선 자금 이탈 현상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해 3분기 평균 유가가 75달러, 4분기 90달러로 상승하면서 오락가락하던 자금 흐름도 유입세로 굳어졌다. 특히 유가가 강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 해 4분기 14억6910만달러가 들어온 것을 기점으로 자금 유입세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년 전 같은 기간 러시아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2억4900만달러에 불과하다.

또 다른 유가 상승 수혜국으로 손꼽히는 브라질도 세계 펀드 자금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올 초 경상수지 악화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올들어 브라질 펀드로의 유입액은 7억14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고유가'가 최대 이슈로 부각된 이달 들어서만 11억7740만달러가 들어왔다. 지난 한 해동안 브라질 펀드로 흘러든 자금만 37억9800만달러에 이른다.

박상현 CJ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유가 상승은 70년대 오일쇼크와 달리 수요가 워낙 강해 수급 불안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유가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한 것도 심리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러시아와 브라질 증시는 당분간 에너지의 힘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세계 최대 산유지역인 중동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대부분 비상장사인 것과 달리 에너지 섹터 기업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증시 전망이 상당히 긍정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2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RTS지수는 향후 1년내 최대 20%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전 세계 주식 투자처 중 가장 유망한 곳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브라질과 러시아는 고유가에 힘입어 국가 경제가 성장하는 구조"라며 "유가가 상승하면 주가도 오르고 기업 실적도 좋아져 펀드 자금도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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