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골든오일의 동양시멘트 인수, 이득은?

더벨 김용관 기자 2008.05.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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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모두 윈-윈 평가....동양그룹 구조조정 성공 지주사 전환 계기

이 기사는 05월27일(13: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리더스 PEF(사모투자펀드)와 골든오일이 주축이 된 동양시멘트 인수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번 딜은 3000억원대에 달하는 규모 뿐 아니라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이 복잡한 구조를 무리없이 처리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끈다.

당초 이번 딜은 3100억원 규모의 리더스 PEF가 자원개발업체인 골든오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표면화됐지만 실제로는 동양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금 조달 어떻게 = 이번 딜은 SK증권이 310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하면서 시작됐다.

공동 운용 책임을 맡은 SK증권과 산은캐피탈은 골든오일을 통한 동양시멘트 지분 인수를 내세워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국민연금(1000억원)을 비롯해 다수의 LP들이 참여하면서 3100억원 규모의 리더스 PEF 조성에 성공하게 된다.

이후 지난 8일 리더스 PEF가 골든오일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1600억원을 투자키로 공시하면서 이번 딜이 공개된다.


동시에 동양메이저가 골든오일이 발행한 1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 골든오일은 일시에 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게 된다. 동양메이저는 골든오일이 발행한 CB를 인수하기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사모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했다.

◇인수 대상은 동양시멘트 = 하지만 진짜 인수대상은 뒤에 숨어있었다. 이들이 노리는 목표는 동양메이저가 2년 전에 투자회사인 PK2에 매각한 동양시멘트 지분 49.9%.



당시 동양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부채 비율을 낮춰야했고 이를 위해 동양메이저가 보유했던 동양시멘트 지분 49.9%(499만주)를 PK2에 매각했었다. 이와 동시에 이들은 2년 후 PK2가 보유한 주식을 되사주는 옵션 계약을 맺었다.

연내 지주회사 도입을 목표로 하는 동양그룹 입장에서는 부채비율을 더 늘리기 힘든 상황이라 차입금 등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결국 동양그룹은 지난해부터 PK2 지분 재매입을 위한 '묘수'를 검토, PEF 등을 활용한 방안을 마련했다. 즉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PK2가 보유한 동양시멘트 지분을 처리해 주는 것.



이같은 계획에 따라 골든오일과 리더스 PEF는 지난 22일 각각 1523억원, 1324억원을 이용해 PK2가 보유한 동양시멘트 지분을 일시에 매입하게 된다.

이번 딜로 동양시멘트의 주주 구성은 동양메이저(321만주, 32.1%), 골든오일(267만주, 26.7%), 리더스 PEF(232만주, 23.2%), 동양캐피탈(131만주, 13.1%), 동양파이낸셜(49만주, 4.9%) 등으로 바뀌었다.

골든오일은 6월로 예정된 동양시멘트의 유상증자에 참여, 추가로 지분을 획득할 계획이다.



◇참여자 손익계산서는 = 전문가들은 시장 참가자들이 모두 윈-윈하는 성공적인 딜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해외광구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온 골든오일은 이번 딜을 통해 동양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과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약 500억원의 자금을 이용해 해외광구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업계에선 골든오일과 동양시멘트가 장기적으로 합병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년전 동양시멘트 주식을 주당 4만5000원에 매입한 PK2도 만족스런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PK2가 매각한 단가는 주당 5만7050원.



외부평가기관인 대성회계법인은 동양시멘트 가치를 주당 5만8134원으로 평가했지만 실제 가격은 이보다 다소 낮게 결정됐다. 2년간의 이자 및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27%의 수익을 챙긴 셈이다.

이번 딜의 주인공이었던 동양그룹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우선 동양메이저를 주축으로 하는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동양메이저가 골든오일에 투자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면 골든오일의 주요 주주가 되기 때문에 결국 동양그룹이 동양시멘트를 지배하게 된다. 즉 동양메이저를 주축으로 하는 동양그룹->골든오일->동양시멘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든 셈.



아울러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동양그룹은 동양메이저를 정점으로 골든오일과 동양시멘트를 묶어 유전개발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할 수 있게 됐다. 골든오일은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자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성장성이 풍부하다는게 업계의 평이다.

리더스 PEF 참자가들의 손익 계산은 유보적이다. 자금 회수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들의 성공 여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PEF는 자금 회수 기간을 대략 3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목표 수익률은 연 13~15%.

PEF 관계자는 "엑시트(exit) 시점에 맞춰 가장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제 3자에게 블록딜로 지분을 넘기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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