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단기저점 vs 중기하락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5.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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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우려 접고 외국인의 순매수 변모에 촉각

뉴욕이 휴장이었기 때문에 전날의 연장선에서 본다면 이날 코스피지수가 7일 연속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을 반전시킬만한 재료가 유럽이나 남미 시장에서 부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세를 낙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120일선이 지나가는 1765선까지 낙폭 확대를 감안하는 것을 봐도 당장 주가 하락 흐름을 반전시킬만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코스피시장이 의외의 반전에 성공한다면 뉴욕장을 선도하는 의미가 부여되면서 장세를 단번에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
5일과 200일 이평선이 일치하고 있는 1822선을 회복하면 연중 최장기간 하락이 가져온 단기 급락세도 끝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날도 유가가 시장의 화두가 될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무차별적인 주가 하락세를 불러내고 있는 유가에 대해 객관적인 분석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전세계 원유 수급이 이미 5개월째 공급초과 상태로 돌입했고 별다른 지정학적 영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상품 중에서 국제유가만 유독 급등세를 보이며 130달러선을 돌파한 것은 다분히 투기적인 성격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유가 등락을 펀더멘털 측면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시장 매매관련 정보도 취약한 상태기 때문에 막연한 낙관론은 위험하다.

한국의 석유 취약성 지수가 0.98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26개국 평균(0.64)보다 0.27p나 높아 필리핀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12%나 상승한 점까지 감안한다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문제는 국내 경제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


하지만 언제까지 유가에 연연할 이유는 없다. 전날 코스피지수 1800선이 장중 붕괴된 것이 유가 급등에 따른 불안 심리 속에서 전기전가 업종의 급락 때문이었던 점을 잊지 않는다면 유가가 미치는 영향력은 심리적으로 과장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노키아의 북미시장 진출 및 가격 인하설로 인해 LG전자 (110,100원 ▲600 +0.55%)가 장중 10%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올 들어 가장 처음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던 LG전자의 폭락은 시총 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까지도 4% 급락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시장 순매도 속에서도 LG전자(+873억원), 삼성전자(+422억원), 하이닉스(+301억원)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포드, GM 주가가 급락하면서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도 동반 하락했지만 IT전자와 자동차 업종이 주도주의 위치를 상실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IT/자동차 업종의 펀더멘털이 견고하기 때문에 이번 조정은 주도주의 비중 확대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더라도 1800선을 전후한 현 시점에서는 주식 비중을 줄이지 마라"고 권고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기술적으로 목표치에 도달한 유가 급등세가 점차 진정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주식시장은 추세 상승을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한 목소리로 유가 상승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현 시점이 주가 상승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인지 여부는 이날과 이번주 내로 결론이 날 듯 싶다.

뉴욕증시가 없었던 상태에서 외국인이 순매수의 변모를 보여주느냐가 1차 관건이 될 것이며, 지난주초 기록한 1901포인트가 중기 고점으로 굳어지는냐 여부가 수개월간의 대세를 가늠할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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