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광고에 울고 웃고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5.27 09:05
글자크기

STX 적극적인 광고..대우조선 인지도 고민

조선업체들이 '회사 알리기'에 울고 웃고 있다. 달라진 위상에 걸맞게 회사 알리기에 열심인 곳도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광고를 못해 속앓이를 하는 곳도 있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30,100원 ▼50 -0.17%)은 요즘 인지도 때문에 고민이다. 현대중공업 (155,700원 ▼4,000 -2.50%), 삼성중공업 (9,560원 ▲40 +0.42%) 등과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조선업계 '빅3'지만 일반 인지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후발 조선업체인 STX (7,620원 ▼40 -0.52%)가 공격적인 홍보전략으로 치고 나오면서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STX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월드베스트'라는 내용으로 대대적인 그룹 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다.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회사인 아커야즈를 인수하는 등 회사의 공격적인 경영까지 합세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부쩍 높아졌다. 조선업계 전통의 '맹주'를 자처하던 대우조선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사담당자들이 STX에도 인지도가 떨어진다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선을 전공한 학생들이야 대우조선의 위상을 알지만 일반 대학생들 사이에선 인식차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회사의 위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광고 등 홍보가 필수적이지만 대우조선의 사정이 여의치 않다. 매각이 진행중이어서 광고 등 '브랜드 관리'에 신경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는 오는 8월말까지 대우조선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태안'이라는 뜻하지 않은 변수로 맘고생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기회의 땅, 바다를 가져라'는 주제로 1991년 이후 16년만에 광고를 시작했지만 12월 초 태안사고가 터지면서 모두 접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쇄광고를 크게 늘린데 이어 올해 2월부터는 고 정주영 회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TV 광고로 일반인들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조선업체들은 그동안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업종 특성상 홍보의 필요성을 덜 느꼈지만 최근 업황이 급속히 호전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달라진 위상을 제대로 알릴 필요가 생긴데다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브랜드 관리'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