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대표의 '제동'··· 친박복당 논의 꼬이나

오상헌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05.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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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현시점 복당논의 안돼"… '복당 해결사' 자임 홍준표 견제?

급물살을 타던 한나라당내 '친박 복당' 논의가 다시 교착 상태로 접어들 조짐이다. 강재섭 대표가 최근 복당 이슈를 주도하고 있는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다.

강 대표는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새 원내대표가 취임도 안 하고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복당을 논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친박계'인 김학원 최고위원이 이날 회의에서 친박 복당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데 대한 반응이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회의 공개 부분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월말까지 (복당 문제를) 해결해 달라, 가능하지 않다면 안된다고 하는 말이라도 해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대꾸 없이 우리 최고위원회가 대응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고위가 날짜를 지체 말고 이 문제를 빨리 정리하고, 부분적이라도 타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제시한 시한(5월말) 전에 당 지도부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었다.

강 대표는 그러나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 산적한 선결 현안과제들을 거론하며 복당 논의 시점을 뒤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는 "최근 쇠고기 문제, 한미FTA, 에너지·식량 문제 등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국민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여당에서 자꾸 이런(당내 문제인 복당) 얘기가 나오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지난 번 최고위에서 전대 전에 복당이 가능하되 구체적 시기와 범위는 여야 원구성 협의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원 구성 협상 진척 상황에 따라 복당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강 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홍 신임 원내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당선자 신분에 불과한 홍 신임 원내대표가 최근 부쩍 '친박 복당 해결사' 노릇을 하면서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복당 시기에 대해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했다. 복당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복당에 관한 (저의) 기본적인 생각은 환지본처(還之本處),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것"라며 복당 대상자를 4.9 총선 공천 탈락자로 한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강 대표가 복당 원칙으로 내놓은 '일괄복당 반대, 7월 전대 전 복당 가능'이란 큰 틀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방법론을 제시한 셈이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특히 오는 27일 박근혜 전 대표와 단독 비공개 회동을 갖기로 하자 당 안팎에서는 친박 인사들의 복당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낙관론이 많았다.

강 대표는 그러나 양자 회동에 대해서도 "(홍 신임 원내대표가) 당선자 신분으로 (당내) 주요 인사와 만나는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내 친박 복당 논의는 당분간 교착상태에 접어들 전망이다. 박 전 대표와 홍 신임 원내대표간 만남에서 '접점찾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복당 의제 상정 권한을 가진 강 대표가 급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장 박 전 대표측의 반발이 예상돼 주류측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고위원들은 개별적으로 복당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강 대표가 (복당에) 적극적인 입장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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