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고" 촛불집회 과잉진압 논란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5.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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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저녁 청와대로 향하려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임성균 기자↑25일 저녁 청와대로 향하려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임성균 기자


25일과 26일 연이어 경찰의 촛불집회 참가자 연행이 이어진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여성과 장애인, 어린 학생들이 포함된 시위대에 25일 새벽 살수차를 동원하고 강제연행 했다. 저항하던 한 여성장애인이 경찰에게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는 순간이 사진기자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26일에도 신촌일대에서 강제진압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방패를 휘둘러 여기에 맞았다는 부상자도 속출했다.



더구나 2일간의 이 밤샘집회에서 시위대는 비록 '도로점거'라는 불법을 저질렀지만 집단적 폭력을 쓰지는 않았다. 쇠파이프나 화염병 같은 폭력투쟁의 단골 '무기'는 없었다.

이처럼 폭력을 쓰지도 않은 촛불 든 시위대를 향해 강제진압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상당수의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앞서 25일 새벽 강제진압에 화가 난 시민들이 이날 바로 예정에도 없던 밤샘집회를 또 연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경찰 역시 '또' 강제진압에 나선 것이다.

26일 새벽 신촌에서 경찰의 연행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아무 저항 없이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을 무자비하게 끌고 갔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 있었다는 한 네티즌도 "경찰이 평범한 시민들을 향해 방패로 위협하더니 욕설을 퍼붓고 때리면서 잡아갔다"고 분개했다.

어떤 네티즌은 "시민들이 경찰에 쫓겨 인근 상가로 도망가 숨겨달라고 말하는 등 독재시절로 돌아간 듯 하다"며 "다음달 제 2의 '6월 항쟁'이 일어날 것 같다"고 적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이 도로점거까지 한 것은 좀 심하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과잉진압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위현장에 있었던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26일 새벽 MBC 표준FM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연결에서 경찰의 진압방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패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방패로 이마를 찍어내는 것을 봤다. 살수차를 한분이 가로막고 있는 모습을 봤다"며 "민주주의를 있게 한 4.19, 5.18이 한 때는 불법이었다. 사익을 위해 공익을 해치는 것이 불법이다. 공익을 위해 사익을 희생시키는 것을 불법이라고 할 수 있느냐, 국민 저항권을 얘기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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