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FTA반대"… 여야 '아전인수' 설전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5.25 16:45
글자크기

與 "FTA 한국에 유리하단 증거" vs 野 "조기비준, 무모함 방증"

여야는 25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발언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설전'을 주고 받았다.

한나라당은 "나도 한미FTA를 반대한다. 한미FTA는 아주 결함 있는(badly flawed) 협정"이라고 한 오바마 상원의원의 발언을 FTA 조기 비준 필요성을 역설하는 재료로 활용했다.



미국 유력 대선 후보가 '불공정한 협정'이라고 밝힌 것은 역으로 한국에는 유리한 협정이란 방증이라며 야권에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반면 야권은 미국내 한미 FTA 비준이 불확실해졌다며 FTA 비준을 늦춰야 한다는 논리로 맞받았다.



홍준표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바마의 발언은 (한미FTA가) 한국에는 유리한 협정이란 뜻"이라며 "그렇다면 우리가 임시국회 회기 중에 바로 (비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에서 비준안이 처리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 의회에서 일어난 일을 우리가 왜 책임을 지나. 미국에서 동의를 안 하면 국제관계에서 신뢰문제가 생긴다"며 "그건 우리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국제 관계에서는 문제를 제기한 측이 부담을 지는 원칙이 있다"고 거들었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국에서 한미FTA 재협상 필요성이 거론되는데 우리가 계속 늑장을 부리면 재협상을 요구할 빌미만 제공하게 되고 재협상하면 지금보다 조건이 절대 유리해질 수 없다"며 조기 비준을 촉구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은 17대 국회의 최대 업적이 될 한미FTA 통과를 위해 상임위와 본회의를 여는 데 협조하고 표결에 부칠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임시국회 재소집에 응하라고 야권을 압박했다.

이에 반해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오바마 후보가 한미FTA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FTA 협정의 운명이 결정될 상황에 놓였다"며 "이 정권의 조기 비준 주장이 얼마나 무모한 도전인지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국회만 FTA를 비준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낙동강 오리할 신세가 될 것"이라며 "막무가내로 FTA를 밀어붙이고 미국에 선처를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를 정권이 깨달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선영 선진당 대변인도 "정부는 한미 쇠고기 재협상 요구에 대해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변해 왔는데 미국에선 한미FTA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며 "우리와 미국의 외교 관례가 다른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 역시 "미국 의회가 비준에 부정적 의견을 보인 데 이어 차기 유력 대선후보도 한미FTA를 아예 의회에 제출조차 하지 말라며 강한 톤으로 부정적 의견을 냈다"며 "즉각 한미FTA 비준 강행 움직임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