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미 FTA 반대" 파장 확산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5.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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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비준 사실상 어려워져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시되는 버락 오바마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결함 있는 FTA"라고 규정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오바마의 이 같은 언급은 한미 FTA에 대한 사실상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안 한미 FTA 비준이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우려의 목소리 마저 나오고 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은 '세계무역주간' 기념 연설을 통해 한국을 비롯해 콜롬비아, 파나마와 체결한 FTA를 의회가 조속히 비준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FTA 비준 동의안을 심의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며 "국민들의 이해가 걸린 중요한 법안을 의회에서 논의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 직후 이 같은 서한을 공개하며 공개적인 한미 FTA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오바마는 이날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나는 한미 FTA를 분명히 반대한다"면서 "한미 FTA는 심각한 결함 있는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는 "한미FTA 합의문의 문구들은 미국산 공산품과 농산물에 대한 효과적이고 구속력 있는 시장접근 및 이익 창출을 보증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자동차 부문 조항은 지나치게 한국에 우호적"이라며 "현재 협상된 대로 협정문을 비준하는 것은 한국의 수출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대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만을 확대할 뿐 상호적인 시장접근 기회를 박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부시 행정부가 한미FTA 비준을 철회하면 의회는 불필요한 대립 대신 초당적인 협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의원은 한미 FTA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오바마는 지난 2월에도 의회 발언을 통해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오바마는 미국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다. 오바마 의원은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오바마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와의 대결에서 앞서고 있어 대통령 당선도 예견되고 있다.

오바마 의원이 한미 FTA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서 사실상 한미 FTA 비준 처리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한미 FTA 비준을 사실상 처리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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